영광원전 직원-업자 수천만원 뒷돈 거래 광주지검, 뇌물수수 6명 구속·1명 체포…수사 확대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2013년 01월 04일(금) 00:00

지난 10여년간 크고 작은 영광원전 사고 뒤에는 뇌물을 받고 업체의 위조부품 납품을 눈감아주는 직원들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3일 광주지검 특수부(부장검사 김석우)에 따르면 이날 뇌물수수 혐의로 영광원전 A과장을 체포했다. 검찰은 이 직원이 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구랍 28일에도 검찰은 납품계약 과정에서 수천만 원의 뒷돈을 주고받은 혐의로 영광원전의 다른 B(52) 과장과 광주 S사 대표(41)를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B 과장은 S사로부터 주기적으로 뇌물을 받으며 위조부품 납품을 허용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비위 금액이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 과장의 경우 수사를 할수록 비위 금액이 계속 증가하고 있어 검찰에서는 관련범죄 수사를 더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영광 주민들의 반응은 “그럴줄 알았다”가 대부분이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더욱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영광군 장모(52)씨는 “영광원전 직원들의 비위 사실 소문이 지역에서 떠돈 지는 오래됐다”면서 “이제와 겨우 2명만 잡혔다는게 이상할 정도”라고 비꼬았다. 또 영광 홍능면 양모(61)씨도 “영광원전처럼 폐쇄적인 집단은 비리가 안생길래야 안생길수가 없다”면서 “이번에 검찰에서 좀더 깊게 수사해 주민들이 안심하고 다리 뻗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원전의 기술적 특성상 직원들의 이동이 전무하다보니 비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사장도 기술 분야를 잘 모르다보니 관련 직원들이 하는 말을 곧이곧대로 수긍할 수밖에 없는 상태여서 비리를 저지를 환경이 조성되기 쉽다”고 말했다.

한편 검찰은 이번 원전 직원 2명 구속·체포 이외에도 두달여간의 수사기간 동안 검증서 위조와 관련해서는 5명을 입건, 이 가운데 4명을 구속했다.

서울 K사 대표 이모(35)씨와 이 회사 정모 과장(36·불구속)은 최근 3년 6개월간 75차례에 걸쳐 321개 품목 7천100개 부품이 납품되는 데 쓰인 검증서를 위조한 혐의(사문서 위조 등)로 각각 구속·불구속 기소됐다.

대구 K사 고모(56)대표, 광주 W사 박모(47)부장, 광주의 또 다른 W사 이모(48)대표도 검증서를 위조해 부품을 공급한 혐의로 구속됐다./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