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12범’ 학교경비로 채용하다니 용역업체, 범죄경력 조회 최근 5년까지만 가능 여중생 성폭행 추모씨 범죄경력 학교선 몰라 채용과정 허점…교육청 뒤늦게 실태조사 착수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3년 01월 09일(수) 00:00

광양 여중생 성폭행 피의자인 추모(70)씨가 경찰조사 결과 전과 12범의 전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경비원으로 발령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학교 경비원 채용 과정에 허점이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더구나 학교 경비원 채용은 학교측과 교육당국이 관여하지 않은 상황에서 용역업체가 전담하는 등 제도적 문제점이 이번 사건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8일 전남지방경찰청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광양 여중생 성폭행 피의자 추씨는 지난해 3월 모 경비업체 추천으로 광양 모 초등학교 경비원으로 채용됐다.

전과 12범임에도 불구하고 추씨가 경비원으로 채용될 수 있었던 것은 채용 과정에 유일하게 관여할 수 있는 용역 경비업체가 범죄경력 조회를 최근 5년까지만 할 수 있었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학교 용역 경비업체 관계자는 “범죄경력 조회가 최근 5년밖에 할 수 없어 그 이전의 범죄는 알 수가 없다”며 “아마 추씨의 경우도 서류심사 결과 별다른 범죄 사실이 나타나지 않아 채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의자 추씨는 절도와 교통사고 등 대부분 범죄가 십수년 전의 일이어서 조회과정에서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비업체는 아무런 의심 없이 추씨를 학교 경비원으로 추천했다는 것이다.

또한 경비원 채용 과정에서 학교측과 도교육청이 관여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용역업체에 일임한 순간부터 학교와 교육청은 경비원 선정 과정에 개입할 수 없는 것이다.

학교 관계자는 “경비원 채용 부분에서 대해서는 용역업체가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관여할 수 없다”며 “이 부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남도교육청은 “학교 경비원의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해 초·중·고 380곳의 경비원 실태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다”며 “범죄경력 조회부분도 논의를 거쳐 수정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범죄 전과범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형 집행이 종료된 시점부터 10년간은 유치원, 학교, 학원을 비롯해 직장인 체육시설, 공동주택관리사무소 등 44만여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