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뚝’ 지역 수출업계 긴장 고조 자동차·가전 중심 지역기업 수출전략 비상 광주 ‘수출주도형 생산도시’ 정착에 걸림돌 /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

2013년 01월 15일(화) 00:00

새해 들어 원·달러 환율이 1천50원대까지 떨어지는 등 환율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에 따라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에도 매년 성장을 거듭해온 광주지역 수출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056.1원에 장을 마쳤다. 환율이 1천50원대로 하락한 것은 2011년 8월 이후 17개월 만이다.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자 국내 수출기업들의 올 한해 수출 전략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환율변동에 민감한 자동차와 가전, 반도체 등의 업종이 주종인 광주지역 수출업계에 빨간불이 켜졌다. 더구나 광주지역 수출이 매년 기록을 경신하며 지난해 140억 달러를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 수출실적을 올린 터라 지속적인 환율 하락이 광주의 수출주도형 생산도시 정착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실제 수출 비중이 70%에 달하는 기아차 광주공장의 경우도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연간 매출액이 280억원 낮아지는 구조를 갖고 있다. 게다가 광주공장은 수출 대부분을 북미지역을 상대로 하고 있어 환율이 계속해서 떨어진다면 환차손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엔저 현상까지 겹치면서 일본 자동차 업계와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과 앰코테크놀로지 등 지역 대기업들 역시 북미지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아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그나마 대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나 원가절감 등을 통해 환율 하락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지만 그럴만한 여력이 없는 중소 수출기업들은 속수무책이다.

광주의 한 소규모 수출업체 관계자는 “연초부터 환율이 급락해 지난 연말에 세웠던 올해 사업계획을 다시 짜야할 형편”이라며 “그동안 내수시장이 너무 침체돼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수출로 버텼는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기아차 광주공장 관계자도 “환율 하락에 대비해 새해 사업계획 수립시 기준 환율을 1천50원으로 설정했으나 원·달러 환율은 하락하고, 엔·달러 환율은 상승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중국 등과의 가격 경쟁력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면서 “지금과 같이 빠른 속도로 원화가 절상된다면 기업들이 체감하는 수출경기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최권범 기자 coolguy@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