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초리 들어 달라’ 민주당 진정성 있나 오늘 광주 시작 전국순회…대선패배 성찰 모색 비대위 인선 잡음 여전 “이벤트 아니냐” 지적도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3년 01월 15일(화) 00:00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비대위원들이 14일 오전 동작동 서울현충원 참배 후 국민들에게 사죄의 3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회초리를 들어 달라’며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가 15일 광주를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들어가는 가운데 대선 패배에 대한 진정성 있는 성찰과 환골탈태나 다름없는 정치쇄신으로 이어질 지 주목받고 있다.

비대위는 이날 오전 광주 국립 5·18묘지를 참배한 뒤 광주YMCA 무진관에서 광주·전남 선대위 관계자 200여명과 민심 간담회를 진행한다. 오후에는 양동시장과 함평 해보면의 한 노인정을 둘러보는 현장방문 일정을 소화한다.

이번 회초리 투어에 민주당은 전국의 낙담하고 실망한 지지자들과 당원들의 이야기와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구호를 ‘잘못했습니다. 거듭나겠습니다’로 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광주·전남 지역에서는 ‘진실성 있게 참회하고, 호남인의 쓰린 가슴을 아물게 할 수 있나’하는 부정적인 기류가 우세한 편이다. 민심의 따가운 질책에서 벗어나려는 ‘반짝 이벤트’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혁신을 이끌 비대위원 인선에서도 계파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터져나오고 있다. 친노 핵심인사들을 제외했다고 하나 비대위가 실질적인 당 쇄신보다는 전대 준비를 위한 ‘관리형’이라 역할 축소를 우려하는 분위기가 적지 않다.

비대위내 대선평가위원장의 경우도 객관성 담보 등을 이유로 외부 인사 기용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선임이 늦춰지고 있다. 정작 비대위 출발점인 대선 평가 작업에서부터 계파간 힘겨루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위기를 제때에 수습하지 못한다면 민주당은 당장에 4월 재·보선에도 그 불똥이 번질 수 있다.

민심의 바로미터인 서울 및 수도권, 영남 지역에서 의석수가 15석 내외로 예상되는 사실상 ‘미니 총선’이어서 명운을 걸어야 하는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에서 잇따라 2연패를 당한 민주당은 대역전극이 간절하다.

문희상 위원장은 비대위 구성 후 14일 첫 회의에서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60년 정통 야당이라는 자랑스러운 역사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또 “대선평가위를 조속히 가동해 잘못이 무엇인지 철저하게 찾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안 하의도에서 경남 봉하마을까지 참회를 위한 도보 순례에 나선 대표적인 친노그룹 신계륜 의원은 이날 오전 전남도청 앞에서 “민주당의 실패는 진보든 혁신이든 민생과 연결되지 못하고 구호만 그쳤기 때문이다”고 반성했다.

제1 야당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는 민주당이 모태인 광주를 기반으로 돌파구 마련에 고심 중이다. 민주당은 국민 앞에 특히,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투표에서 90% 이상의 경이로운 지지를 보낸 호남 앞에 분명한 정치쇄신, 당 개혁을 보여줘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이 치러진 지 한달이 다 돼가고 있음에도 민주당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고 혼선을 빚고 있다”면서 “보다 진정성을 가지고 정체성을 재확립, 지지기반을 확장해야 재보선을 통해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충고했다./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