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한파에 독거노인 고독사 잇따라 난방비 아끼려다 순천 80대 할머니 사망 각 지자체, 실질적 동계 지원 대책 절실 /순천=김회석 기자

2013년 01월 15일(화) 00:00

유난히 매서운 올 겨울 추위가 또 한명의 독거노인의 생명을 앗아갔다.

14일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40분께 순천시 주암면의 한 조립식 주택 방 안에서 정모(89)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정 할머니는 사망한지 3-4일로 추정되고 있으며 발견 당시 저온 상태로 틀어진 전기장판 위에 누워 있는 상태였다.

또 집안에 설치된 기름보일러는 가동되지 않고 있었다.

경찰은 정 할머니가 추운 날씨에 전기장판만 틀어놓고 지내다가 체온 저하와 노환 등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정 할머니는 3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한 후 타지에 사는 자녀들과 떨어져 월 9만5천여원의 기초 노령 연금으로 근근히 살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광주 동구 산수동에서도 심모(79) 할머니가 기름값을 아끼려고 보일러를 끄고 자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심 할머니는 정 할머니와 마찬가지로 보일러 대신 전기장판을 약하게 켜고 자다 참변을 당한 것으로 특히 자녀들이 있음에도 홀로 거주하다가 사망후 이틀 뒤에 발견됐다.

이처럼 노인 인구가 급증하면서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올 겨울처럼 기온이 급강하 하는데도 연료비 부담 때문에 몸으로 버티다 사망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관련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적으로 고독사로 추정되는 사망사고는 1천여건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중 70%를 노인들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고독사의 주된 원인은 혼자 거주하는 노인들이 급증하기 때문이다. 실제 전남의 경우 65세 이상 노인 35만6천349명 가운데 32.2%인 11만4천649명이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남에서는 노인 3명에 1명이 독거노인이다.

광주의 경우에도 65세 이상 홀로 사는 노인은 1만5천390명(동구 2천342·서구 2천64·남구 2천809·북구 4천892·광산구 3천283)으로 전남과 마찬가지로 전체 노인 13만6천411명의 11%에 달한다.

이에 광주시는 독거노인의 안전한 겨울나기를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2월28일까지 3개월간 동절기 보호대책을 추진해 오고 있다.

하지만 독거노인이 늘면서 덩달아 고독사도 늘고 있지만 자치단체 등은 재정과 인력의 한계를 이유로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동절기를 맞아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2월말까지 보호대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재원이나 인력의 한계가 있다보니 모든 독거노인의 지원을 받기는 다소 무리”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와 5개구 노인돌봄서비스제공기관이 광주지역 전체 독거노인 대책으로 제공하는 기초서비스를 받는 노인은 불과 3천여명이며, 종합서비스를 받는 노인 역시 1천616명에 불과해 홀로 사는 노인 10명중 3명(29%)만이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순천=김회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