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 대중화·지역경제 활성화 기여할 터” 정연숙 구례군씨름협회장, 전국 첫 여성 씨름협회장 선임 화제 /구례=이성구 기자

2013년 01월 16일(수) 00:00

“고유의 민속경기인 씨름의 대중화와 함께 여자씨름의 저변확대에 노력하겠습니다.”

구례군에 사는 주부가 여성으로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씨름협회장에 선임돼 화제를 낳고 있다. 구례읍 산동면에 사는 정연숙(47)씨가 최근 구례군씨름협회 총회에서 회장으로 추대된 것.

정씨가 씨름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1995년 열린 군민대회에서 산동면 대표로 출전하면서 비롯됐다.

당시 결혼 9년차로 31세의 수줍음 많은 주부였던 정씨는 키가 170㎝으로 다른 여성에 비해 크고 힘도 세다는 등의 이유로 주변에서 무작정 출전을 강요해 씨름대회에 첫 출전하게 됐다. 자신을 포함해 총 24명이 출전했는데, 하나 둘 물리치다 보니 덜컥 우승을 해 자신도 크게 놀랐다.

이후 정씨는 매년 군민대회에서 기량을 쌓다 보니 전남도 대표까지 되고 매년 3-4차례 전국단위 대회에도 출전하는 등 17년여 동안 주부 씨름선수 생활을 하다 지난 2007년 은퇴를 했다.

당시 여자 씨름선수가 아주 드물어 2009년에는 KBS 1TV ‘인간극장’ 프로그램에 주부 씨름선수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후 정씨는 군 씨름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특히 지난 2011년 전국 최초의 지자체 여자씨름단인 ‘구례군청반달곰씨름단’ 창단에도 크게 기여했다.

마침내 정씨는 구례군씨름협회 회장이 되기에 이른 것이다. 여기까지 오기에는 정씨의 남편인 구백회(52)씨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었다.

정씨는 “엄마가 남들이 하지 않는 씨름을 한다며 아들과 딸은 말리기도 했다”며 “하지만 남편이 언제나 뒤에 서서 응원해주고 후원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오는 23일 회장으로 취임하는 정씨는 “우리 고유의 민속경기인 씨름의 대중화와 함께 전국씨름단 전지훈련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싶다”며 “특히 반달곰씨름단을 적극적으로 지원함으로써 구례군 홍보에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례=이성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