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 공무원 ‘관광성 외유’ 논란 업무와 무관 관광·배낭여행 지원 혈세 낭비 상수도사업소가 자전거도로 연수 다녀오기도 /광양=허선식 기자

2013년 01월 17일(목) 00:00

광양시가 사기진작과 견문확대라는 명분으로 소속 공무원들의 해외여행을 매년 실시하고 있지만, 해당 공무원들의 해외여행이 업무와 동떨어진 일정으로 편성돼 있어 예산낭비는 물론 관광성 외유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16일 시에 따르면 외국의 선진 우수사례를 시정에 접목하고 벤치마킹하기 위해 3천만원의 예산을 책정하고 해마다 팀을 이뤄 신청하는 공무원들에게 해외여행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개팀 12명에 2천40만원을 지원했고, 일부 비용은 공무원들에게 자기부담을 시켰다.

올해에는 지원한 3개팀 16명 중 2개팀 10명이 각각 반부패·청렴 연수를 위해 지난 14일 출국했고, 다른 1개팀 역시 선진환경·생태사례 연수라는 이름으로 9일간의 일정을 잡아 출국했다.

그러나 다른 주제를 가지고 해외연수를 가는 팀들이 같은 여행사, 같은 코스로 일정을 잡고 있어 연수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시가 사실상 공무원들의 관광과 배낭여행을 지원하면서 선진지자체 견학·국제 교류·교육 연수 등 갖가지 명목으로 포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 실시한 ‘보행자·차도 공존도로와 자전거 도로에 대한 설치방법조사 연수’에는 상수도 사업소직원, 지역경제과직원이 관광진흥과 자전거 정책팀 직원들을 제치고 네덜란드를 다녀왔다.

또 선진환경·생태사례 연수 주제를 가지고 지난 14일에 출국한 연수팀은 감사팀과 같은 코스인 영국·스위스·프랑스·이탈리아로 직무 연관성이 적은 여성공무원 6명이 함께 연수에 나섰다.

이처럼 시 공무원들의 해외여행은 직무연관성과 동떨어진 구성에, 여행사가 잡은 일정대로 추진되고 있어 시정 업무와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해외여행을 떠나는 대다수 공무원들은 방문 도시에 대한 연수 코스와 사전 정보도 없이 여행에 나서고 있어 결국 관광성 외유로 인한 예산 낭비라는 비난마저 사고 있다.

이와 관련, 시 공무국외여행 심사위원회 규정 제11조 3항에 따르면 ‘현재의 담당업무가 여행목적에 적합하고 귀국 후 상당한 기간 해당업무를 담당할 사람을 선발해야 한다’고 되어있다. 규정에 적합하게 적용되려면 이번 연수 참석인원은 2월 조직개편과 인사이동시 보직이동이 제외될 상황이다.

시 소속 한 공무원은 “연수는 가기 위한 명목일 뿐, 실제로 친한 사람들의 모임이나 같은 부서 단합대회 성격이 강하다”며 “가고 싶어도 업무 성격상 눈치 보여서 못가는 직원도 많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무원은 “공무상 벤치마킹과 배낭여행 지원에 대해 성격을 분명히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광양=허선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