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락공원 사라진 묘비 ‘말썽’ 설치된 묘비 9개 업자가 하자보수 위해 수거 “인륜 저버린 행위” vs “모함이다” 상호 비방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2013년 01월 17일(목) 00:00

광주 영락공원에 묘비석을 납품해온 업체가 최근 묘지에 세워진 묘비석 9개를 갑자기 회수했다. /영락공원 제공

광주 영락공원묘지에서 하룻밤 새 묘비석 수십 개가 사라지는 황당한 일이 발생,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도시공사 영락공원관리사무소와 효령 영농조합 법인은 16일 “공원에 묘비석을 납품해 온 광주의 K석재업체 이모씨가 최근 개나리 묘역에 설치된 묘비석 9개를 임의로 뽑아갔다”고 밝혔다.

이날 관리사무소측은 “지금까지 수의계약으로 이뤄지던 묘비석 납품절차가 지난달부터 공개입찰로 바뀌면서 여기에 탈락한 업자가 불만을 가진 것 같다”며 “이같은 행위는 인륜을 저버린 행위”라고 토로했다.

관리사무소는 또 “묘비석을 뽑아간 석재업자는 9개의 묘비 말고도 묘지 앞에 세워져 할 비석 30여개도 설치하지 않고 되가져 갔다”고 주장했다.

반면 해당 업자는 정반대 입장이다. 석재업자 이씨는 “2년전부터 마을사람들과 함께 관리사무소의 입찰비리를 고발해온 나를 겨냥한 모함”이라면서 “공문이 내려와 그대로 행한 것일 뿐 고인을 모독할 뜻이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최근 관리사무소로부터 ‘비석에 하자가 있으면 대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공문이 내려와 지난해에도 하자를 핑계로 대금을 늦게 지급한 것을 기억하고 직원, 가족 등을 동원해 하자조사에 나섰다. 그래서 9개의 묘비에 소소한 하자를 발견하고 이를 다시 복원하기 위해 묘비를 뽑아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설치 묘비석의 경우도 이달 말까지 납품하기로 돼 있는 것”이라면서 “납품 기한이 남았는데도 설치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다른 뜻이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씨는 지난 2년간 영락공원관리사무소에 대한 배임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경찰에 고발 조치하고 광주시장에게 민원을 제기해 왔었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