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밀물…잠잘 곳이 없다 ■긴급점검-잇단 국제행사, 광주 마케팅 기회로 삼자 <1>광주형 숙박업소 모델 구축 6월 JCI대회 2만명…호텔 객실은 고작 700개 장점 갖춘 모텔, 네이밍으로 새 이미지 절실 정책자금 지원 통해 ‘광주형 B&B’ 만들어야 /정성문 기자 moon@kjdaily.com

2013년 01월 28일(월) 00:00

모텔은 많은데… 광주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굵직한 국제행사가 잇따라 열릴 예정이지만 열악한 숙박시설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사진은 상무지구에 즐비하게 들어선 모텔. /김애리 기자 kki@kjdaily.com

올해부터 광주에서는 굵직굵직한 국제 행사가 잇따라 개최된다. 오는 5월 세계 인권도시포럼을 시작으로 6월에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회의와 JCI 아태대회, 그리고 10월에는 세계 한상대회가 광주에서 열린다. 잇단 국제행사는 국제도시로서의 광주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지만 반대로 이미지를 추락시킬 수 있는 위험요소이기도 하다. 광주가 세계속의 명품 도시로 자리잡기 위한 실천방안을 모색해본다. /편집자 註


제1회 포뮬러 원(F1) 코리아 그랑프리가 열린 지난 2010년 10월, 한 외신의 보도로 인해 한국의 모텔문화를 두고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이탈리아의 한 일간지 기자가 경기장 주변의 숙박시설 부족과 ‘러브호텔’을 지적하며 비판적으로 보도했기 때문이다.

광주·전남의 경우 호텔이 부족한 반면 모텔이 상대적으로 많은 실정이다. 이 때문에 국제행사가 열리게 되면 부족한 호텔시설을 대체하기 위해 모텔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올해 광주에서 1천명 이상 대규모 인원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는 6월 13일부터 나흘간 30여개국 2만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국제청년회의소(JCI) 아시아·태평양 대회와 세계 40개국에서 활동 중인 3천500명의 재외동포 기업인들이 국내 기업인들과 만나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제12차 세계한상(韓商)대회(10월29-31일)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광주의 숙박시설이 대회 성격에 비춰볼 때 열악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두 대회 모두 참석 인사들의 수준을 놓고 보면 최소한 비즈니스급 호텔 이상의 객실 수천개가 필요하지만 광주의 현실은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광주의 호텔은 라마다와 홀리데이 인 등 특1급 2곳을 포함해 관광호텔은 19개소에 불과하며, 일반호텔 2곳을 더해도 총 21개뿐이다.

한상대회의 경우 숙박시설은 대회장과의 거리 및 편의시설을 고려해 특급 기준 750실이 필요하지만 광주는 현재 특1급과 특2급 호텔의 객실이 500실 수준이며, 1등급 관광호텔까지 포함해도 700실에 그치고 있다.

이에 따라 2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2013년 광주 세계청년회의소 아시아·태평양 대회와 역시 2만여명이 참가하는 2015년 광주 하계 유니버시아드대회 등도 VIP에 대해서만 지역내 특급호텔을 제공하고, 일반 참가자들에 대해서는 대회장소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모텔로 유도할 수 밖에 없는 형편이다. 이 때문에 754개소에 이르는 광주의 모텔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다른 지역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숙박문화를 창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모텔의 경우 ‘불륜’이라는 주홍글씨가 낙인돼 있어 혐오스러운 이미지가 구축돼 있지만 대부분의 시설이 고화질 벽걸이 TV와 유·무선 초고속 인터넷, 데스크 톱 등을 무료로 제공해 유료인 호텔보다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지난 1회 F1 대회 당시 모텔이 논란일 때 상당수 외신기자들은 이러한 점을 매력적인 요소로 꼽았다.

이에 따라 광주 모텔의 이미지 변화를 위해 이름 짓기(Naming)를 통한 새로운 브랜드를 제공하는 한편 주차장의 가림막 제거를 유도해 폐쇄형에서 개방형으로 유도하고, 정책자금 지원과 같은 방법으로 아침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도록 해 유럽의 중간급 숙박시설인 B&B(Bed & Breakfast)가 광주에서도 뿌리를 내리도록 시가 나서야 한다.

이와함께 모텔도 호텔처럼 등급화를 추진, 고객에게 등급별 시설 정보를 소개해 숙박문화 개선에 동참하는 모범 업소에 고객이 자연스럽게 몰리면서 경제적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와 관련 김종효 광주시 기획관은 “국제행사를 추진하는 데 열악한 숙박시설이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면서 “우선 상무지구 숙박업소를 대상으로 시설 개선사업 추진을 해 우수시설을 점진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성문 기자 moon@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