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업계는 ‘눈물의 땡처리’ 중 경기 침체에 남성·여성복 구입↓ 아웃도어만↑ 영세 의류판매업 2.1년 후 폐업, 생존기간 짧아 /정다운 기자 swiss@kjdaily.com

2013년 02월 05일(화) 00:00

장기화된 불황의 여파로 지역 의류업계가 침체기를 걷고 있다. ‘눈물의 땡처리’, ‘폐업’ 현수막을 내건 옷가게들이 심심치 않게 보이는 요즘이다.

4일 북구의 한 의류판매점. 중저가 남성복을 판매해온 이 곳은 최근 들어 ‘폐업’ 현수막을 내걸고, 기존가에서 거의 90%이상 깎은 헐값에 의류를 내놓고 있었다. 하지만 평일인데다 추운 날씨 탓인지 손님은 거의 없었다.

지역 의류업계 종사자는 “불황에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 서민들은 가장 먼저 ‘의류 구매’ 지출을 줄인다”면서 “식비나 학비 등 생활비를 아끼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의류는 예전에 사놓은 옷을 입으면 되니 경기에 가장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존 남성, 여성 의류시장의 침체는 ‘아웃도어룩’ 열풍 영향도 있다.

경기가 어렵다보니 소비자들이 용도별로 옷을 갖춰 입는 패턴에서 벗어나 레저, 일상생활에서 다목적으로 입을 수 있는 ‘아웃도어’ 의류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최근 지역 백화점 내 세일 매출 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이 지난해보다 15% 가량 줄었지만, 아웃도어는 10% 늘었다. 반면 남성의류는 -20%, 여성 -5.2% 역신장했다.

특히 의류판매업은 영세사업체 중에서도 생존기간이 짧은 편이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영세사업자 실태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셔츠·기타의복 소매업’(2.1년)과 ‘셔츠·외의 도매업’(2.1년) 등 의류판매업의 평균 생존기간이 짧았다. 여관(평균 생존기간 5.2년), 관광숙박시설(4.5년)과 비교하면 2년 넘게 차이가 난다.

지역 맞춤양복업에 종사하는 한 디자이너는 “충장로뿐 아니라 지역 의류업계 전반적으로 침체된 분위기이다. 불경기면 의류업이 힘들어지긴 하지만 최근 들어 더욱 심각하다. 직물점의 경우 최근 원단 소비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출이 부진해 백화점 등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의류브랜드들이 ‘로드샵’을 열었다가, 다시 상설할인점으로 변경하는 일도 다반사지만 어렵긴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정다운 기자 swis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