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많을수록 행복도 커져요” ‘가슴’으로 낳았지만 사랑으로 감싸 웃음 넘쳐 “꿈 키워주고 싶어도 형편 넉넉치 않아 늘 미안” 다섯아이 입양해 키우는 진도 장기순·허순애씨 부부 /진도=박세권 기자

2013년 02월 12일(화) 00:00

노인들만 남은 진도군 고군면의 한 마을에 다섯명의 아이들이 웃음꽃을 피우는 가정이 있어 화제다. 더구나 이들은 태어난 곳도, 아버지도 각각 다르지만 이제는 한가족이 돼 가족의 정을 듬뿍 나누며 생활하고 있다.

이들의 든든한 울타리이자 보금자리를 만든 주인공은 장기순·허순애(사진)씨 부부.

이들 부부는 열여섯살 원영(가명)이를 비롯 막내인 네 살배기 은무(가명)까지 다섯 아들·딸을 사랑으로 감싸며 늘 웃음 넘치는 가정을 만들어가고 있다.

장씨 부부가 키우는 다섯명의 아이들은 이들 부부가 ‘배’로 낳은 아이가 아니라 ‘가슴’으로 낳은 아이들이기에 더욱 관심이 간다.

친자식처럼 한 명, 두 명 키운 것이 현재 5명으로 올해로 13년째다. 15년 전 진도에 와서 정착한 이들은 여러 사정으로 친부모와 함께 살 수 없는 아동을 일정기간 맡아 키우는 ‘위탁 부모’가 된 이후 이렇게 대가족을 이루게 된 것이다.

장씨는 “가난한 사람만 보면 항상 돕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부모님을 생각하며 아이들을 거뒀다”고 대가족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장씨 부부는 아이들이 자랄수록 미래를 위해 꿈을 키워주고 싶지만, 맘껏 뒷받침을 해준 형편이 되지 않아 고민이 많다.

아이들 중에 공부와 운동에 소질이 있어 수영장이나 학원에 보내주고 책을 사주고 싶지만 넉넉하지 않은 살림 때문에 주저하게 된다.

집안의 수입은 복지센터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장씨의 수입이 전부로 7명의 식구가 생활하기에는 항상 부족하다.

장씨는 “조그만 텃밭이라도 있으면 아들이 좋아하는 배추, 무, 시금치 등 나물들을 키워서 반찬이라도 맘껏 만들어 주고 싶어요. 한창 성장할 시기인데 항상 배불리 먹여 주지 못해 미안해요”며 주위의 관심을 아쉬워 했다.

그는 “가족이 많을수록 행복도 커져요. 형제, 남매들끼리 서로 많이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진심으로 사랑을 나눌 줄 아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5명의 아이들은 하늘이 우리 부부에게 주신 가장 큰 축복이자 선물입니다”며 환하게 웃었다.

/진도=박세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