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低價 원룸 구하기 전쟁 보증금 200만원에 월 30만-35만원 최고 40만원 신축 원룸보다 상대적으로 싼 오래된 원룸 선호 고시원 월 16만-25만원…조금 불편해도 저가 인기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

2013년 02월 13일(수) 00:00

#최근 군복무를 마친 강모(24)씨. 그는 올해 복학하려고 고향인 목포에서 광주로 올라와 자신이 다니는 전남대학교 인근에 방을 구하러 다니고 있었다. ‘방 있음’이라는 문구가 적힌 원룸에 몇 차례 전화를 걸어봤지만 가격이 비싸 쉽게 방을 구하지 못하고 추운날씨에 계속 돌아다니기만 했다. 강씨는 “대부분의 원룸이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30만-35만원, 더 비싼 곳은 40만원까지 해 너무 부담된다”면서 “부모님께 대학교 등록금에 방값 부담까지 얹혀드리는 것 같아 면목이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씨는 2시간여 동안 발품을 팔았지만 결국 월 18만원짜리 고시원으로 들어가게 됐다.
대학교 개강이 다가오면서 학생들이 원룸구하기 전쟁에 나섰다.

하지만 비싼 월세 때문에 만족할만한 방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에 학생들은 TV, 에어컨, 세탁기 등 각종 옵션이 구비된 원룸 보다 옵션이 없는 원룸이나 값싼 고시원으로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 12일 광주 북구 용봉동 전남대학교 인근 원룸 10여 곳을 확인한 결과, 평균적으로 보증금 200만원에 월세 32만-35만원선에서 계약이 이뤄지고 있었다. 고시원의 경우에는 방 크기 등에 따라 16만원에서 25만원선이었다.

이곳에 빼곡히 들어찬 원룸들은 ‘풀옵션’, ‘방 있음’ 등의 문구를 걸어놓고 세입자 모시기에 나섰지만 학생들은 옵션보다는 가격을 중요시했다.

특히 옵션과 신 건물, 구 건물 등에 의한 가격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고 학교에서 멀어질수록 조금씩 낮은 가격을 보여서 조금 불편하더라도 학교와 떨어진 곳에 방을 얻는 학생들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로운 세입자를 찾기보다는 현재 살고 있는 세입자들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임대인들의 노력도 엿보였다.

이곳 원룸촌에 1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모(25·여)씨는 “몇 달전 침대 매트리스를 바꿔달라고 요구했을 때는 들어주지 않았는데 최근에 먼저 바꿔주겠다고 갑자기 연락이 왔다”면서 “요즘에 세입자들이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자 있는 세입자라도 잡을 생각인가 보다”고 귀띔했다.

인근 한 부동산 관계자는 “신입생들은 경험이 없어서 그런지 가격이 조금 비싸더라도 신축 건물 등 깨끗하고 옵션이 풍부한 원룸을 선호한다”면서 “학년이 올라갈수록 편의시설이 부족하거나 오래된 건물이라도 보다 저렴한 곳을 찾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요즘 경기가 어려운데다 비싼 대학 등록금으로 인해 학생들이 점점 방 크기가 작더라도 값싼 고시원 등에 눈길을 돌리는 추세다”고 덧붙였다.

/이정민 기자 geniu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