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최초 공납용 분청사기 출토 영암군 상월리서 길이 248㎝·너비 144㎝ 가마터 확인 인화문 시문된 유물조각 발굴, 당시 위상 대변 정조때 인수부 납품 자기소로 추측…학계 주목 /영암=이봉영 기자

2013년 02월 14일(목) 00:00

13일 영암군 학산면에서 전라도 최초로 관청에 납품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급 분청사기가 출토됐다. 사진은 가마터 전경과 출토된 인수명 분청사기 모습. /영암군 제공

영암에서 전라도 최초로 관청에 납품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급 분청사기(仁壽·인수)가 출토돼 관련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영암군은 학산면 상월리 분청사기 가마터 발굴 조사 결과 분청사기 가마터 1기, 숯 가마터 1기, 근대 옹관 1기를 비롯한 민묘 4기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분청사기 가마 크기는 잔존 길이 248㎝, 너비 144㎝, 잔존 높이 12㎝, 바닥 경사도 15°이다. 출토 유물은 인화문(印花文·도장 무늬)과 조화박지, 귀얄 기법 등으로 시문한 다양한 분청사기 조각 등이다.

이 가운데 집단 인화문을 시문한 분청사기는 절정기 양식으로 상월리 분청사기의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

가마터는 면적이 협소하고 농작물 경작 등으로 유구가 훼손돼 가마를 제외한 시설은 뚜렷하게 확인되지는 않지만 ‘司’(사)와 ‘仁壽’(인수)가 새겨진 분청사기와 집단인화문 분청사기, 상품(上品), 제기(祭器)의 기물을 번조할 때 사용한 갑발 등이 출토돼 의미를 더한다.

특히 ‘司’(사)와 ‘仁壽’(인수)가 새겨진 분성사기가 수습되고 있어 상월리 가마터가 공납용의 고급 분청사기를 만들었던 자기소 또는 도기소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군은 설명했다.

학계도 이 가마터가 공납용의 고급 분청사기를 만들던 가마임을 알려주는 중요한 유물로 보고 있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유물은 ‘仁壽’(인수) 명(銘)의 분청사기다. 이 분청사기는 경상도와 충청도 연기군 금사리에서 확인된 바 있지만 전라도에서는 최초로 발견된 것이어서 학술적 의의가 매우 높다.

‘인수’ 명은 조선 정조 당시 세자가 관할하던 인수부(府)를 뜻하는 표시로 인수부는 물품을 납품하는 지금의 조달청과 유사한 기관을 가리킨다.

천민성 군 문화관광 담당은 “이번 발굴조사는 영암지역 분청사기의 생산과 유통 구조 등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앞으로 상월리 일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실시해 보존방안 등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영암=이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