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통학차량 77% 안전띠 안 매고 달린다 “가까운 거리·바쁘다” 핑계…안전불감증 심각 학부모들 불안 “교육적 차원에서라도 꼭 매야”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2013년 02월 14일(목) 00:00

#광주 남구 진월동의 김모(37·여)씨는 아침마다 4살 된 딸 아이를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태울 때마다 불안하다. 지난 해 12월 어린이집 차량의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는 개정법이 발의된 이후 분위기 탓인지 2주간은 안전띠를 매고 출발하는 듯 하더니 1월께부터 안전띠를 매지 않고 그냥 출발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정신없이 아이를 태우다 보니 안전띠 착용을 확인할 방법이 따로 없어 어린이집 교사들만을 믿을 수밖에 없다.
광주시내 어린이집 통학차량들이 유아들에게 안전띠를 매지 않은 채 운행하는 사례가 허다해 안전불감증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전국 48개 어린이집에서 운행하는 통학차량 74대를 대상으로 운영실태를 조사한 결과 안전띠를 착용하지 않은 경우가 77.1%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띠 착용 차량은 74대중 11대에 불과한 것이다.

보건복지부 보육사업 안내지침인 ‘어린이집의 운영기준’에 따르면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탑승하는 교사와 영유아는 운행 전 안전띠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이때 어린이집 통학차량은 운영기준에 따라 9인승 이상의 승합차로 영유아들은 주로 2점식 안전띠가 설치된 뒷좌석에 탑승·이동하게 된다. 미착용 시 지자체에서 적발가능하며 1차 위반시 시정조치, 2차 위반하면 영업정지 또는 하루 7만-8만5천원의 과징금을 징수하게 된다. 그러나 앞서 소비자원의 결과처럼 어린이집 통학차량의 안전띠 착용은 아직 안착 되지 않은 상태다.

실제 최근 광주 서구청 여성아동복지과에서 서구 치평동 한 어린이집 차량을 대상으로 하교시간 때 안전띠 착용 여부를 불시 점검한 결과, 아이들에게 안전띠 착용을 시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시정조치가 이뤄졌다.

이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박모(35·여)씨는 “겨울이라 아파트 내부는 눈 때문에 꽁꽁 언 곳도 있어 안전띠를 매지 않으면 위험한데다 계절에 상관없이 기본 철칙은 지켜져야 한다”면서 “세살버릇 여든까지 간다고 하는데 안전띠 착용 같은 기본적인 습관을 가르쳐 주는 의미도 있으니 꼭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는 “회의 때마다 보육교사들에게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면서 “가까운 거리라도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서구청 여성아동복지과 관계자는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매년 안전교육을 통해 지도하고 있다”면서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관내 모든 어린이집에 대해 차량안전관리 기준을 준수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와 경찰청에 따르면 어린이 통학차량 전 좌석에서 안전띠 착용을 의무화하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발의된 상태로 개정된 도로교통법에는 6세 미만 유아가 10인 이하 승용차에 탑승 시 전 좌석 안전띠를 착용하게 돼 있다.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