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 ‘광주시 학교자치 조례’ 제동 市교육청에 재의요구 요청 찬반논란 재현 결정시한 오늘까지…장휘국 교육감 ‘난감’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3년 02월 21일(목) 00:00

전국 최초로 광주시의회가 통과시킨 학교자치 조례가 교육과학기술부에 의해 제동이 걸리면서 광주시교육청이 다시 고민에 빠졌다.

지난달 광주시의회가 조례를 통과시키면서 일단락 된 듯 했지만,교과부 제동이후 또다시 첨예한 찬반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20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교과부은 ‘광주광역시 학교자치에 관한 조례’가 법률에 어긋난다며 광주시의회 조례에 대한 재의요구를 요청해왔다.

지방교육자치에관한법률에 따르면 교육감은 교과부 장관으로부터 재의요구를 요청받으면 시·도 의회에 재의를 요구해야 한다.

교과부는 지난달 31일 광주시의회를 통과한 학교자치 조례가 법령에 정해진 교육감과 학교장의 권한을 제한하는 등의 위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교육감과 학교장은 교사의 평가권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 ‘교육감과 학교장은 학생과 교사의 교수학습활동 예산을 우선 배정토록 한다’는 조례 규정은 교육감과 학교장의 권한을 제한한다고 해석했다.

게다가 ‘교사의 평가권’은 상위 법령에 근거가 없는 권한이라고 지적했다. 또 조례가 법령에서 명시적으로 위임하지 않은 교사회, 교무회의, 교원인사자문위원회 등 특정 기구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한 것, 교무회의에서 학교운영위원회 안건을 사전 심의하도록 한 것 등도 문제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학교자치조례에 긍정적 태도를 보여왔던 시교육청으로서는 재의요구를 받아들여야 하는지 난감한 상태다.

시민단체 발의형태로 제안된 조례이긴 하지만 진보진영의 장휘국 교육감도 사실상 학교자치조례를 찬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교과부가 21일까지 관련 조처를 하고 알려달라고 요구한 만큼 시간도 촉박하다.

시교육청이 법에 따라 시의회에 재의결을 요구하면 이 같은 부담을 덜 수는 있지만 진보교육진영으로부터 비난이 예상된다. 재의결 안건은 시의회 의장이 본회의에 직접 넘길 수 있지만 민감한 사안임을 고려할 때 상임위인 교육위원회에서 다시 한번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학교자치 조례가 광주시의회에서 통과될 당시 찬성 20명, 반대 4명, 기권 1명으로 의결됐기 때문에 재의결 가능성은 크다.

교과부는 시의회가 재의결 하면 대법원 제소할 것도 시교육청에 지시해 광주시교육청이 이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경우 상당 기간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자치 조례는 시민단체 발의형태로 제안된 것이어서 교육청 입장에서 공식 논평을 내기는 힘들다”면서 “다만 법적인 근거에 따라 시의회에 재의를 요청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한편 학교자치 조례는 교사, 학생, 학부모, 직원회 등 4개 자치기구 설치와 교원인사위원회, 교육운영 전반을 심의·의결할 교무회의 운영 등의 규정을 두고 인사자문위의 결정과 교장의 의견이 다를 경우 교장이 자문위의 결정을 존중하도록 했다. 6개월간의 유예기간을 두고 오는 9월1일부터 조례를 시행하도록 부칙을 뒀다.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