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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대한민국이 되려면

오성수 정치부장

2013년 02월 26일(화) 00:00

박근혜 대통령이 어제 취임했다. 박 대통령은 유권자 과반 이상의 높은 지지를 받고 당선된데다, 이제 막 5년 임기를 시작한 터라 국민들의 기대가 사뭇 크다. 최근 KBS가 실시한 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10명중 8명이 박 대통령이 ‘잘 할 것이다’고 응답했다. 지역민들도 비록 지지는 적었지만 국가 지도자로서 역량을 발휘해 국정을 잘 이끌어 주기를 바라고 있다. 대통령이 어떻게 국정을 이끌었느냐는 개인의 역량을 넘어 국격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역대 우리나라 대통령 상당수는 처음과 끝이 달라 매우 실망을 주곤 했다. 박 대통령의 부친인 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공과를 떠나 뒷끝은 매우 불행했다.

5년 전 취임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예외는 아니다. 이 대통령은 그 어느 대통령보다 폭넓은 지지를 받고 취임 했지만 마무리는 개운치 못했다.

잇단 실정과 국민들과의 불통, 여론을 무시한 일방적인 국정운영으로 국민들의 저항을 받곤 했다. 친인척 측근비리는 국민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오죽했으면 그도 퇴임 기자회견에서 “도덕적 흠결 없는 정부를 간절히 바랐지만, 제 주변의 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친인척·측근 비리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일하면서 행복했다”고 밝혔지만 국민들은 결코 행복하지 못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은 이 대통령을 ‘반면교사’ 해야 한다는 여론이 많다. 애둘러 표현했지만 MB같이 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대통령이 존경을 받기는 쉽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정치에 민감하고, 생각의 차이가 극명한 사회에서는 더욱 그렇다. 진보와 보수, 많이 가진자와 적게 가진자, 지역에 따라 기대치와 평가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통령이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받지 못하면 본인의 불행으로 끝나지 않는다. 본인은 물론 국민들과 후손들에게도 적지 않은 후유증을 낳는다.

대통령이 존경을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시대환경이나 문화적 특성에 따라 다르다. 다만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대통합과 소통’은 대통령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책무중 하나로 꼽힌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때가 되면 매번 여러 기관에서 역대 가장 훌륭한 대통령의 순위를 묻는 조사를 하는데 링컨이 단연 앞선다고 한다. 링컨의 업적은 남북전쟁 뒤 미국의 분열을 막고 대통합을 이뤘기 때문이다. 그는 측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긴팔원숭이’라고 비판했던 정적 에드윈 스탠턴을 국방장관에 중용했으며, 승전 행사에서 “남부국가를 연주하라”고 했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넘어 포용하고 통합을 실천한 것이다. 철의 여인으로만 알려진 영국의 대처총리도 포클랜드 유족 250명에게 친필 편지를 보내 위로하고 격려했다.

제5공화정 초대 프랑스 대통령을 역임했던 샤를 드골은 알제리의 독립 등 각종 현안에서 국민들을 설득하는 리더십으로 존경을 받았다. 국민들은 드골 서거 후인 1974년 프랑스에서 가장 큰 공항에 드골이름을 붙였다. 그 유명한 드골공항이다.

박 대통령이 링컨이나 대처, 드골 만큼의 존경을 받기는 쉽지 않다. 요구되는 시대정신과 주어진 환경도 다르다. 사회도 더 다원화 되고 있다. 즉 그 만큼 잘 해도 그 만큼의 평가를 받기 어렵다는 의미도 된다. 다만 크고 작은 조직이든 리더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국민들의 리더에 대한 기대와 리더가 전달하려는 메시지와 실천의 메카니즘도 유사하다. 그런 의미에서 박 대통령에게는 대통합과 소통이 그 어느 대통령보다 절체절명이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당선된 후 일련의 행동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된 밀봉·불통·깜깜이·나홀로 같은 단어들이 잇따랐다. 자칫 이게 고착화 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 소통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다. 여론을 중시하고 주변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국정에 반영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행복한 대한민국’을 강조했다. 나라가 행복하려면 일자리 창출이나 경제성장도 중요하지만 지역간 계층간 대통합과 원할한 소통이 기본이다.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들의 절대 다수가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대통합과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해 5년 후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