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제품들 20만원 훌쩍 ‘金가방’ ■초등학교 입학생 책가방 사보니… 2-3년 전 3만원대 중저가 가방 사라지고 백화점엔 수입산 23만원-40만원짜리 즐비 신발주머니도 2만원-6만원 학부모 큰 부담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

2013년 02월 27일(수) 00:00

#초등생 자매를 키우고 있는 최모(37·여)씨는 최근 초등학교에 입학 예정인 둘째 아이의 책가방을 구입하기 위해 백화점을 방문했다가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기본적으로 10만원 후반대의 가격표가 붙어있었고, 이른바 브랜드 제품은 20만원을 훌쩍 넘었다. 일부 일본산 제품은 30만-40만원짜리도 있었다.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값비싼 학용품 가격 탓에 학부모들의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있다.

학부모들이 치솟는 물가를 감안하지 못한 상태에서 과거의 학용품 값 정도로 예산을 잡고 백화점이나 마트를 찾았다가 높은 가격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불과 2-3년전만해도 3만원이면 살수 있었던 중저가 초등학생용 가방은 이제 거의 찾아보기가 힘든 상태다. 5천원 미만이던 신발주머니도 싼 것이 2만원에 달한다.

26일 광주 서구 한 백화점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책가방의 가격대는 국내제품일 경우 기본 7만원대부터 10만원 후반대까지로 책정돼 있다. 4만원대부터 6만원 후반대의 신발주머니까지 함께 구매하면 최고 20만원이 훌쩍 넘는다. 고학년이 되면 디자인, 오염 등의 이유로 재구입해야 하는 학용품임에도 가격이 너무 크게 오른 것이다.

실제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은 R책가방의 경우 10만8천원부터 18만8천원에 팔리고 나머지 제품들도 거의 1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많은 학부형들이 선호하는 일본 제품인 L책가방의 경우 백화점쇼핑몰 판매 기준 28만원부터 시작해 색상과 디자인에 따라 36만원대까지 호가하기도 한다.

광주 모 백화점 관계자는 “신학기를 앞두고 책가방 구입이 크게 늘고 있다”며 “비싼 가격 때문에 망설이는 눈치지만 요즘 아이들은 대부분 디자인이나 브랜드를 보고 결정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사가는 학부모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소비자원의 관계자는 “초등학생은 원색 가방을 선택해야 건널목에서 눈에 잘 띠고 안전에도 도움이 되며 신학기에는 교과서, 공책, 준비물 등 많은 것을 넣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아이가 메기에 가볍고 편한 것을 골라야 한다”면서 “가죽으로 된 무거운 가방을 메고 다니면 아이가 피곤을 쉽게 느낄수 있기 때문에 디자인과 비싼 브랜드만 믿고 무심코 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혜수 기자 kimh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