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국정과제 중 ‘대통합’ 상징 ‘동서통합지대’ 알맹이 쏙 빠지나 정부 “문화사업”-전남 “SOC 부터 먼저” 입장차 남해안 KTX·한려대교 등 주요 SOC 누락 확실시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3년 03월 06일(수) 00:00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과제 중 대통합 정책의 상징인 ‘동서통합지대’ 조성사업이 자칫 알맹이 없는 사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남도 등이 목포-부산간 남해안 KTX, 한려대교 건설 등 대형 SOC를 요구한 반면, 정부부처는 당장 가시화가 가능한 문화사업 위주로 검토하는 등 중앙-지방간 온도차가 극명하기 때문이다.

5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박근혜 대통령 취임 이후 중앙정부와 활발한 물밑 의견 조율이 이뤄졌던 동서통합지대 조성사업 관련 논의가 지난달 28일 이후 잠정 중단됐다.

당초 지난달 28일 국토해양부는 전남도·경남도, 국토연구원 관계자 등이 참석하는 관련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무기한 연기됐다.

회의 연기의 이유는 표면적으로 향후 ‘동서통합지대 조성을 위한 연구용역’에서 중앙정부 비용 부담을 확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은 정부부처와 전남도·경남도가 비용을 공동 부담하는 형태로 밑그림이 그려졌었다.

그러나 논의 중단의 속사정은 간단치 않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정부부처가 세부사업 내용을 놓고 전남도·경남도 등 지자체와 극심한 이견을 드러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실제 주무부처인 국토해양부는 빠른 시일 내에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예술 복합지대 조성을 골자로 녹차(보성, 경남 하동) 공동 브랜드 개발, 매실(광양, 경남 하동) 공동 마케팅과 함께 문화예술 사업 공동 추진도 담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달리 전남도·경남도는 호남과 영남의 근본적인 발전을 위한 SOC 사업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도는 핵심사업으로 ‘남해안 KTX’(사업비 2조7천185억원) 사업 추진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경남도 역시 여수-경남 남해간 ‘한려대교’(사업비 1조1천770억원) 건설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양측의 이견이 극명히 갈리는 상황에서 전남도는 향후 확정될 동서통합지대 조성사업에 대형 SOC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정부부처가 곧바로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에서 계획 수립에만 수년이 소요되고 수조원의 사업비가 필요한 SOC 사업에 손대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남도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동서통합지대 사업에 남해안 KTX 등 SOC는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동서통합지대가 지역에 득이 되겠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