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로 강소대학 변신해야 문경년 광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2013년 04월 08일(월) 00:00

지금이 지방대학의 위기라는 것을 부정할 인사는 없다. 이 위기를 초래한 원인은 무엇일까.

가장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난 1997년 발효된 설립준칙주의를 들 수 있다. 4년제 대학의 경우 1990년 125개였던 것이 현재는 202개로, 20여년 동안 60% 이상 늘었으며 학생수는 245만명으로 같은 기간동안 50% 가까이 증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부실 대학들이 생겨났다. 수도권 쏠림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규제를 가했고, 수도권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고 설립 비용이 적은 지방에 사립대학들이 속속 생겨났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지방의 학령인구 감소·유출이다. 지역학생 유출은 심각할 정도다. 그것도 성적이 상위권인 우수학생 유출이 많다. 지방의 학령인구 감소·유출 문제가 우수학생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대학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가장 먼저 제시할 수 있는 해법은 특성화다. 소규모 지방대학은 다른 대학에 없는 전공을 만들고 실용학문 위주로 교육해 취업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지역의 특화된 산업과 연계가 가능한 분야를 특성화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산학협력 활성화는 대학의 재정 확충과 졸업생 취업률을 제고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특성화는 대학이 표방하는 건학이념과 창학정신을 바탕으로 추진하되, 지역산업과의 연계도 염두에 둬야 한다. 지방대학은 생존을 위해 지역 내에게 ‘작지만 강한 대학(강소대학)’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소대학 전략을 택한다면 성공가능성이 높은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고 경쟁력이 낮은 분야는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

특성화와 더불어 지역사회와 밀착도를 높이는 것도 지방대학 위기를 극복하는 해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지방대와 지역경제는 상생구조라서 지역산업과 경제 활성화의 주역인 지방대가 문을 닫으면 지역경제의 몰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산업과 직접 관련된 맞춤형 교육과정을 운영해 지방정부나 지방기업이 투자할 의욕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지자체와의 협력모델 개발과 유기적 파트너십 구축은 결국 지방대학만이 아닌 지방 전체에 활력을 줄 것이다. 대학이 지역의 일자리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자발적 노력을 하고 지자체가 이에 동조해 지역경제를 살리면 이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

끝으로 지방대학의 존립 의의는 교육기회를 지역적으로 고르게 보장하면서 지역문화를 유지하고 창조적으로 발전시키는데 있다. 따라서 지방대학은 지역을 위해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고 유용한 연구를 수행하여 지역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이제는 정부, 대학 재단·구성원, 지역사회가 지혜를 모으고 고통과 역할을 분담하며 교육의 질 향상과 지역발전을 위한 큰 틀을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대학끼리 역할분담을 모색하고 인력과 자원을 공동으로 활용하면서 상생의 틀을 구축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