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힘] 신입생 지원 감소·취업 저조…지역경제 위기 직결 ‘전라도 힘’으로 하나되는 세상을 제2부 지방분권·균형발전 이루자 ⑫지방대를 살리자 지역 인재 탈출·고액 연봉자 수도권 쏠림 현상 심해 정부 지방대 활성화대책 추진…대기업들 동참키로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

2013년 04월 08일(월) 00:00

광주·전남지역 대학들이 신입생 지원 감소와 취업저조로 위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전남대는 지난 1970-80년대 당시 지방의 우수 학생들이 대거 몰려 지역 거점대학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진은 광주 북구 용봉동에 위치한 전남대 광주캠퍼스 항공 사진. /전남대 제공

신입생 지원 감소와 취업 저조로 지방대학이 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교과부가 집계한 교육 기본통계에 따르면 대학 진학률은 지난해 71.3%로, 최근 3년 새 6.5% 감소했다. 더욱이 2018년이 되면 학령인구 감소로 고교 졸업자 수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을 것으로 교과부는 추정하고 있다.

학령인구 급감의 큰 피해자는 인적·물적 자원이 집중돼 있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대학들이라는 점이 심각한 사회 불균형 문제를 낳고 있다. 지역대학의 위기는 지역 인재의 탈출로 이어지고, 이는 지역경제의 위기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실제 1970-80년대만 하더라도 지방의 많은 우수 학생들은 지역 거점대학인 국립대로 몰렸다.

당시 국립대 졸업생의 취업은 어느 정도 보장된 데다 사범대 출신들의 경우 졸업과 동시에 교사 발령을 받을 수 있는 최고의 혜택을 누렸다. 이런 장점이 지역 거점대학인 국립대를 선호하는 큰 이유였지만 작금의 현실은 사정이 다르다.

지방 국립대들이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에도 밀리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서울지역 대학생 절반이상이 지방 출신인 점도 그 심각성을 더해 가고 있다.

이렇게 고급 인력들이 수도권으로 몰려드니 고액 연봉자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 2009년 국세청 통계에 따르면 연봉 1억원 이상의 근로자 74%가 수도권 직장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기업과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리는 불균형이 커지면서 지방 대학들의 기능이 약해지고 있다. 특히 더 문제는 지방 고교생들이 모두 수도권으로 몰려들고 수도권 대학을 졸업한 후엔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이다.

이에 정부는 지방대학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보다 지원예산을 두 배 이상 늘리는 등 각종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지만 지방대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정부는 올해 먼저 지역대학 특성화를 촉진하기 위해 LINC사업이 대폭 확대하고 5년간 지방 국립대 교수 정원을 매년 150명씩 늘려 거점대학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대학 편입을 통한 지역인재의 유출을 제한하기 위해 지난해 이어 수도권대 편입을 제한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번 정책 추진으로 지방대학들의 여건이 조금 개선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수도권 경제력 집중과 같은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풀어 나가는데는 역부족이라는게 전반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지방대 출신 쿼터제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해 인재들이 고향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떤 정책이든 무용지물 될 가능성이 많기에 지방의 고용 창출 문제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대 속에서 대기업들이 지방대생 출신을 대폭 채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점은 매우 희망적이다.

실제 SK그룹은 올해부터 대졸자 공채에 지방대생을 30% 선발하는 채용 방식을 적용키로 했다. SK텔레콤이 2011년 지방대생을 30% 이상 선발키로 한 적은 있었으나 그룹 전체 차원에서 이러한 규모를 못 박은 것은 처음이다.

삼성그룹도 올해 대졸 공채에 지방대 출신을 35% 이상 뽑는다. 삼성은 통상 25% 수준을 선발했으나 최근 몇 년간 꾸준히 늘려왔다.

그룹 차원의 공채를 하지 않고 사별로 하는 LG그룹도 공채 인원의 30%를 지방대생으로 선발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작년 공채 인원의 32%를 지방대생으로 뽑았다. 지방에 유통 사업장이 많은 롯데는 향후 지방대생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이처럼 정부와 기업 등이 지방대 살리기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지역민들과 학교 그리고 기업들이 하나가 돼 사회의 불균형된 구조를 타개해 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국립대 한 관계자는 “지방대 출신의 취업기회 확대, 신입생 유치 등에는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뒤따라야 한다”면서 “이제라도 지방대학의 문제 해결을 대학에만 떠맡기지 말고 지역 모두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전남대는 최근 지방대 출신의 취업기회 확대 등을 위해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점도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박은성 기자 pes@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