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균형발전 없이 국가경쟁력 없다 김봉진 |
| 2013년 04월 22일(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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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개발5개년계획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1970년대 이래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정책의 기조는 정부주도, 대기업중심, 수출지향, 선성장후분배 정책으로 요약할 수 있다. 경제발전의 토대인 자본과 노동이 극히 미약한 상태에서 가능한 짧은 시간 내에 성장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차선책이었다는 측면에서 정책적 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스템은 1990년대 말 경제위기와 세계화, 지식기반경제사회로의 이행으로 인해 성장의 한계에 봉착했다. 1970년대 이래 연평균 7-8%의 고도성장을 경험한 한국경제는 2000년대 이래 줄곧 2-4%의 저성장을 겪고 있다. 이는 선성장 정책으로 키워놓은 파이를 미처 나누기도 전에 저성장 늪에 빠져들었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양극화와 질적 격차구조의 고착화를 초래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에서 큰 문제는 양극화와 격차가 마치 뒤쳐진 개인, 뒤쳐진 지역의 능력이 부족하거나 자구적인 노력이 부족해서 발생된 것처럼 인식되고 있으며, 그 책임이 뒤쳐진 개인이나 지역에 있다는 논리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시장(市場)의 논리가 우리사회의 전반적인 가치규범으로 등장한 것이다. 경쟁력과 경제적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판단척도가 되면서 경쟁력이 낮거나 경제적 효율성이 낮은 분야는 그 가치도 낮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중소기업에, 지역에, 후발 주자들에게 이제껏 한 번도 기회를 주지 않았으면서 마치 이들이 경쟁력이 낮아서, 효율성이 없어서 뒤쳐진 것처럼 치부되고 가치 없는 것으로 취급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후발주자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때다. 우리 사회가 올바르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거부터 고집해온 성장주의 논리에서 벗어나야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에 직면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과거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성장모멘텀을 찾아야 한다.
다행스럽게도 새롭게 출범한 정부는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 지역균형발전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이야말로 수도권과 경부축에서 중앙정부가 주도하고 대기업을 통해서 성장을 관리하는 방식을 폐기하고, 지역에서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주도하고 창조적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협력방식으로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을 수립하는 것만이 우리경제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인구의 50%, 우수한 인적·물적 자본의 70%이상을 가지고도 추동력을 상실하고 표류하고 있는 수도권 일극중심의 경제구조를 과감히 폐기하고 권한과 재정의 분권과 분산, 지역 간 분업을 제도화하고 체계화하여 지역의 발전역량을 제고할 때 힘 있는 새로운 추동력이 발생할 수 있다.
세계화된 시대에 국가경쟁력은 중앙정부가, 수도권이 주도한 경제방식이 아니라 지역발전의 합계임을 뼈아프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