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도힘] ‘지방분권=재정분권’ 자주재원 시스템 갖춰야 ‘전라도 힘’으로 하나되는 세상을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
| 2013년 04월 22일(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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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았습니다.
박근혜 정부에서 ‘제대로 된 지방분권’이 실현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르면 6월 총리급을 위원장으로 하는 지방자치발전위원회(가칭)가 출범한다. ‘지방분권 및 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을 통해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촉진위와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에 분산돼 있는 지방분권 및 재정분권 업무를 통합 담당하는 기구다.
역대 정부에서도 지방분권을 위한 추진기구를 두는 등 의지를 드러냈지만, 정작 이뤄진 것이 없었다. 정권 초 이러니 저러니 국민들에게 공약을 했으나 무엇보다 지방분권의 핵심인 재정분권에 한계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현재 국세와 지방세 비율은 8 대 2 정도라고 보는데, 재정 사용액은 이와 반대로 4 대 6 수준이니 돈줄을 쥔 중앙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올해 추가경정예산은 17조3천원 규모로 편성됐다. 지난 2009년(28조9천억원)에 이은 ‘슈퍼추경’이다. 그러나 지방에 실질 혜택으로 얼마나 돌아갈 지 여전히 의문을 낳고 있다.
정부는 당초 올해 재정적자를 4조7천억원으로 국내총생산 대비(GDP) 0.3%로 막아 균형재정 기조를 유지할 방침이다. 그런데 이번 추경으로 무려 5배나 늘었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36.2%로 높아진다.
추경의 90% 이상을 적자국채로 채워야 해 국가 재정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 지역 현안사업을 챙겨달라는 광주·전남을 비롯한 전국 지방정부의 아우성이 들릴 리 만무하다.
당장에 지방이 직면한 절박한 재정난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와 지방의 행정·재정 관계를 중앙집권형 체제로부터 탈피해 주민참여형 지방분권체제로 혁신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분권 정책의 새 패러다임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그동안은 사실상 일방통행식이었다. 위에서 결정했으니 무조건 따르라는 식이다. 지방의 의견을 듣는 절차는 아예 생략되고, 따라서 지방이 없는 분권으로 논란만 확대 재생산됐다.
지방과의 소통 부족으로 지방자치, 지방분권의 본질에 전혀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김대중 정부 이후 15년 동안 특별법까지 만들어 대통령 국정과제로 추진했음에도 용두사미 꼴이 되고 말았다.
지방분권을 위한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반분권적인 법과 제도를 바꿔 지역 경쟁력을 키움으로써 중앙집권의 비효율을 제거하고 국가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국가사무 이양에 따른 재원 이양 규정이 미약한데다 교부세 등 세원 확대 및 재정 조정 방안도 명확히 없다는 점도 한 배경이다.
지방분권개헌국민운동은 최근 국회 안전행정위 소속 여야 국회의원들에게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지방분권 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서는 안되며, 국회가 주도해 실질적인 분권을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주문하는 내용의 특별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국내외적 장기 경기 침체에 앞으로도 저성장 경제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서 중앙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중론이다. 사람과 권한, 재정을 지방정부의 자율성에 맡겨서 국가미래의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지방자치를 실시한 지 20년이 지나는 동안 지방소비세 도입과 중앙권한 사무 지방 이양 등의 성과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권한없는 자치, 무늬만 자치라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주재정의 구호만 요란하다. 재정적 부담은 해가 다르게 지방정부를 옥죄고 있다.
지자체와 관련 학회, 각종 연구단체들은 지방분권 실현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 개발에 매달려 왔다. 구체적으로 국정과제 로드맵과 실행 계획을 제안하고 있기도 하다.
실제로 전국 시·도 연구원협의회는 정기총회를 통해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촉진을 올해 공동연구 과제로 확정하기도 했다. 새 정부의 정책이 구체화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하고 실행 가능한 대안을 만든다는 차원이다.
지방분권이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선진 각국들의 경우 지역경쟁력 강화를 통해 국가 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지방분권 헌법에 기초해 지역 특수성을 가진 사무를 지방에 부여해 건전한 재정을 유지하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 주체가 국가가 아닌 지방정부라는 인식이 확고하다.
역대 정부의 사례에서 보듯 대통령 취임 초기에는 지방분권이 추진되는 듯 하다가 ‘시간 끌기’로 유야무야되는 행태가 이어졌다. 따라서 대통령과 중앙정부 공무원, 정치인들부터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소명’이라는 강력한 재인식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지방의 문제는 지방이 책임지고, 선택권도 지방이 가져야 한다. 재정을 장악한 정부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선 안되고, 지역의 시민사회와 주민들까지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내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