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여과조’ 방식 활용 미주산 양식 성공 뱀장어 양식 종묘 해결사 김성대 영암 덕암양만장 대표이사 사육조·여과조 분리 수조 환경 최적 유지 치어 65만마리 키워 100t 생산 본격 판매 /영암=이봉영 기자

2013년 05월 17일(금) 00:00

“이제 희망이 보입니다. 뱀장어가 국민 보양식으로 다시 사랑을 받게 될 겁니다.”

영암의 덕암양만장 김성대(60) 대표 이사는 뱀장어 전문가다.

요즘 그는 입가에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전인미답의 새로운 뱀장어 양식 방법을 성공한 것이다.

그는 지난 1년여간 사활을 건, 어찌 보면 무모하다는 얘기를 들을만한 도전을 했다. 40년째 해결 기미가 없는 인공부화에만 매달린 뱀장어 양식 종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도전은 지난해 1월 시작됐다. 미주산(rostrata) 등 뱀장어 치어 130만 마리를 입식, 양식에 들어갔다. 미주산 등은 그동안 일부 양식장에서 시도하다 실패를 거듭하면서 한국에 맞지 않는 품종으로 여겼다. 습성이 까다로워 양식이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지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 뱀장어 양식은 일본을 중심으로 한 극동산(jaonica) 치어가 주를 이뤘다.

김씨는 미주산을 키워 본 사람이 없어 물어볼 곳도 없었다. 마리당 1천-2천원에 사온 치어 65만마리가 죽어버렸다. 고기가 죽자 당황했고 갈피를 잡지 못했다. 후회도 뒤따랐다.

하지만, 올해 1t도 나오지 않는 등 고갈된 극동산으로 뱀장어 양식은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고 양만 업계를 살리고자 이를 악물었다. 그가 찾아낸 방법은 ‘순환 여과조’. 먹이를 주는 사육조와 여과조를 분리해 용존 산소 등 수조 환경을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는 양식 방법이다.

김씨는 이 방법으로 지난 5월부터 65만마리를 마리당 1㎏의 큰 고기로 키워내는 데 성공했다. 생태가 까다롭기로 소문난 미주산 양식에 성공한 것이다. 100t을 생산해 최근 본격적으로 판매에 들어갔다.

그는 지난 3월부터 150만마리를 또 입식했다. 극동산보다 양식 기간이 2개월 정도 길지만 종묘 걱정이 없고 양식 방법을 알고 있어서 마음이 놓인다고 한다. 김씨의 성공 소식에 다른 업자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업자는 김씨의 도움을 받아 잘 키우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온다고 한다.

양만조합장을 지내며 국내 뱀장어를 국민의 안전한 먹을거리로 만들고 1등 조합으로 키운 그가 뱀장어 양식업계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영암=이봉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