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도난방지 자위방범체계 구축해야 /김도연·영암 학산파출소 3팀장

2013년 06월 19일(수) 00:00

지난 14일 대구에서 2004년부터 최근까지 전국을 돌며 화물차 50대와 농산물(시가 4억3천여만원)을 훔친 절도범이 검거됐다. 매년 지역 농가에서는 이맘때 쯤이면 좌불안석이다. 최근 가격이 높은 양파, 마늘 등 농산물 생산이 본격화되고 특히 노상에 야적돼 야간 도난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이 틈을 노린 절도범이 기승을 부리기 때문이다. 마늘이나 양파 특성상 밭이나 도로변 등에서 일정기간 야적해서 건조시켜야 하기 때문에 절도 피해에 고스란히 노출될 수 밖에 없다. 들녘에서 건조 중인 농산물은 그야말로 고양이 앞에 생선을 맡겨 놓은 격으로 절도범들의 사각지대에 노출돼 있어 농민들은 늘 불안하기만 하다.

최근 농산물 절도행각의 경우, 거의 중개상들에게 포전(밭떼기)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중개상을 가장해 마치 자기 소유인 양 행세하며 트럭까지 동원해 타인의 밭에 양파와 마늘을 싹 쓸어 걷어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양파 등 농산물 절도는 범인이 남기고 간 흔적이 거의 없어 검거에 어려울 뿐 아니라 그 만큼 농민들의 상실감도 크다.

이 처럼 농산물 절도범죄는 농심을 멍들게 하고 인심까지 흉흉하게 만드는 파렴치한 범죄로서 엄하게 다스려야 하지만 그보다 선행돼야 할 것은 도난을 예방하고 차단하는 길이다.

경찰은 농산물 수확철을 맞아 야간 형사기동 순찰팀을 운영하고 지역경찰에서는 농산물 도난예방 마을앰프 홍보 및 목검문 등 방범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농민 스스로가 경각심을 갖고 출입하는 의심차량 등 수상한 차량 발견 시에는 운전자 인상착의나 차량번호를 기록해 두는 지혜도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방범 시설물이 허술한 곳은 없는지, 평소 건조장의 문단속은 잘 되어 있는지, 중요한 곳은 CCTV를 설치해야 하는지도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민·경이 협력하는 자위방범체계 구축이야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누를 범하지 않는 최선의 선택이 아닐까 한다.

/김도연·영암 학산파출소 3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