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마을 ‘폐의약품 수거함’ 만들자 /김도연·영암 학산파출소 3팀장

2013년 07월 04일(목) 00:00

몇해 전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괴물’은 환경에 유해한 물질을 함부로 버리는 경우 자연은 우리에게 엄청난 대가를 요구하게 된다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 한 바 있다. 그런데 우리가 평상시 무심코 하는 행동 중 ‘약을 함부로 버리는 것’도 우리가 쉽게 놓치는 중요한 환경오염 행동 중 하나가 아닐까 한다.

먹다 남은 의약품은 아무 곳에나 버려서는 안된다. 도시권에서는 약국에 ‘폐의약품 수거함’이 설치돼 정착이 돼가고 있다. 하지만 농가에서는 아직까지 함부로 다루는 것 같다.

얼마 전 캐나다의 한 호수에서 피임약인 에스트로겐을 아주 조금씩 7년 동안 물고기에 노출시켰더니 수컷에서 여성 단백질이 생기더니 암컷으로 바뀌는 돌연변이가 나타났다고 한다.

농촌 가정에서 먹다 남은 의약품은 제대로 수거되지 않고 대부분 그냥 버려진다. 약은 화확물질이며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물질이기 때문에 잘못 버리는 경우 많은 생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농촌지역의 경우 두엄이나 쓰레기장에 그냥 버려지다보니 그것들이 토양과 하천으로 흘러 들어간다. 적은 양이라 하더라도 오랫동안 버려지면 농토와 농업용수에 나쁜 영향을 줄 것이다.

이렇듯 못쓰게 된 폐의약품은 잘 분리해서 버려야 하는데, 아파트 단지의 폐건전지 수거함처럼 마을별 약 수거함을 만들어 지자체에서 정기적으로 수거, 관리가 필요하다.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의약품 오염의 심각성을 모르는 농민들이 계속 버리게 되고, 장기화되면 국토와 수질은 크게 오염이 될 것이다.

/김도연·영암 학산파출소 3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