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더미 광주·전남 공기업 어쩔건가 /주필·이사 nam48@kjdaily.com |
| 2013년 12월 12일(목)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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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안전행정부가 광주 7개·전남 23개를 포함 전국 지방공기업에 대한 2012년도 결산을 분석한 결과, 광주시와 전남도, 전남기초자치단체 지방공기업 30곳의 부채는 3조61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9.6% 증가했다. 부채 규모는 광주도시공사 6666억원(부채비율 238%), 전남개발공사 6637억원(134%)으로 이들 2개 공기업의 부채를 합하면 1조3003억원에 달해 광주와 전남 30개 지방공기업 부채 3조617억원의 42.5%를 차지했다.
지난해 광주시 산하 7개 공기업의 적자는 239억원으로 2011년 2020억원보다 37억원이 증가했다. 광주도시철도공사가 341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김대중컨벤션센터 17억원 등의 손실을 기록했다. 두 기관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도시철도공사의 경우 자본잠식률은 18.8%, 김대중컨벤션센터는 13.7%에 달해 대표적으로 부실기관으로 평가받았다.
전남도 산하 2개 공기업을 포함한 기초자치단체 21개 공기업의 적자는 748억원으로 전년 712억원에 비해 36억원 늘었다. 특히 전남의 경우 기초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상·하수도 부문에서 가장 큰 1008억원의 적자를 냈다. 또 목포시공영개발 36억원, 여수시도시공사 10억원의 경영손실을 기록했다. 목포시공영개발과 여수시도시공사는 3년 연속 적자였고, 자본잠식률이 39.6%에 달하는 여수시도시공사는 안행부로부터 사업조정 및 청산 등의 경영진단 명령이 내려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방공기업의 현황과 과제‘란 보고서에서 국내 전체 지방공기업의 재무상태를 분석한 결과, 광주 2개, 전남 6개 공기업의 부실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았다.
결국 광주·전남 지자체의 무분별한 공기업 설립 경쟁이 부실경영을 부른 것이다. 의욕만 앞세워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적자가 눈덩이 처럼 불어나 빚더미에 올라앉은 것이다. 이대로 방치하다간 재정자립도가 극도로 낮은 광주·전남 지자체 살림은 거덜 날 판이다. 지방공기업 부실이 지자체 파산이라는 재앙을 부를 것이란 전망은 남의 집 일 만은 아니다.
급기야 안전행정부가 ‘지방공기업 부채 감축과 경영효율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기에 이르렀다. 지자체가 책임지고 총괄 관리하는 ‘통합부채 관리체계’로 전환하고 시·도기획관리실장을 ‘부채관리관’으로 지정, 부채현황과 관리방안 등을 내용으로 하는 ‘재정건전성 관리계획’을 수립해 지방의회의 의결을 받도록 했다.
과도한 부채규모 등 재정여건상 적극적 관리가 필요한 지방공사는 ‘건전화대상 지방공기업’으로 지정되고 지정된 기관은 신규공사채 발행 시 일정비율 이상 부채상환이 의무화되며, 정책사업추진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을 자치단체가 충당하게 된다. 더불어 경영성과를 끌어올리기 위해 경영평가와 임직원의 책임도 강화된다. 경영평가 지표가 재무성과 중심으로 개선되고, 공정성 제고를 위해 이해관계자 배제기준을 명확히 하기로 했다. 지방공기업 임직원의 공금 횡령·유용시 횡령금액의 5배 이내 징계부가금이 부과되고, 지방공사·공단 자체인사규정에서 채용비리에 대한 징계기준도 명확히 했다.
이런 중앙의 간섭이 반길 일은 아니지만 자체 통제력을 잃은 지방공기업의 부실경영과 도덕적 해이를 중앙정부라도 바로 잡겠다는 것은 시의적절하다. 대신 그 통제가 실효성 있어야 한다. 개혁은 엄정하되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한다. 부실경영을 핑계로 중앙정부 출신 관료들이 줄줄이 지방공기업의 수장으로 오는 낙하산 인사 등도 있어선 안 된다.
중요한 건 지방공기업 스스로의 혁신이다. 지방공기업 대표는 매년 지방자치단체장의 경영진단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 지역사회 주민들도 적극 개입해 지방공기업 운영이 부실할 경우 자치단체장에게 중앙공기업처럼 사장 해임 등의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
지역주민에 의해 강제 해산되기 전에 부실한 광주·전남 공기업은 빠른 시일 내에 개혁안을 내놓아야 한다. 성과 중심의 경영평가와 임직원의 책임성·전문성 제고, 정보공개 확대 등 자기책임성 강화를 통해 경영 전반에 대한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자체장 선거 때마다 지방공기업 부실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주필·이사 nam48@kjdaily.com
/주필·이사 nam48@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