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힐링명소] 겨울바다와 낙조가 멋스러운 해안길…감동을 싣고 달린다 광주매일신문·광주평화방송·사랑방신문 공동기획 남도 힐링 명소를 찾아서⑮ 영광 백수 해안도로 /정연우 시민기자

2013년 12월 26일(목) 00:00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選중 9번째로 아름다운 영광 백수 해안도로(국도 77호선)는 짭쪼름한 해풍에 실려온 끝도 없이 펼쳐진 코발트빛 바다가 장관이다. /광주매일신문 DB

일상에 지친 어느 날 불현 듯 떠나고 싶다면 한 번 가보라. 거기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가보라. 해송(海松)이 바다를 끼고 돌며 솔향을 품어내는 삶의 오아시스 같은 곳, 숨어버린 내 낭만을 들춰내 주고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오후 3시 같은 내밀한 곳, 한 해를 마감하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그 곳. 그리고 그 곳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 위해 영광 백수해안도로를 가야만 할 이유가 돼준다.

전국에서 9번째로 아름다운 길

한 편의 서정시 국도 77호선을 달린다.

국도 77호선을 연결하는 군도14호선에 위치한 영광 백수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중 전국에서 9번째로 아름다운 도로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해넘이 명소로도 지정돼 있다.

백수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멀리 칠산앞바다가 마술처럼 사각보자기가 펼쳐지듯 장엄하게 펼쳐지면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어느 순간 바다를 보는 게 아니라 수평선 끝자락 하늘이 내려와 바다를 바라다보는 듯 착각을 하게 한다.

끝도 없이 펼쳐진 짙푸르러서 오히려 검은 빛이 도는 바다를 파아란 하늘이 껴안은 듯 어디까지가 바다의 끝인지 어디까지가 하늘의 끝인지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모호하다. 그렇게 바다에 서는 순간 한편의 서정시 국도 77호선은 감동으로 다가온다.

무념무상으로 담백해지는 순간을 백수 해안도로에서 맛본다.

바다를 끼고 목테크로 조성된 산책로. 이곳을 걸으면 해송의 향기에 심신이 절로 맑아진다.

무념무상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차를 세우고 해안도로를 걷다 보면 칠산정이라는 전망대를 만난다. 전망대에 올라서 내려다보이는 바다가 한 폭의 수채화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 바다를 바라다보면서 일상에 지친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것을 느낀다. 늘 바쁘다는 이유로 잊고 지냈던 내 낭만이 들춰내 지면서 불어오는 바람마저 노오란 손수건처럼 카타르시스가 되어준다.

무념무상으로 내 살아온 시간이 담백해지는 순간이다. 그렇게 아~ 벅차오르는 이 순간, 아름다운 바다는 보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느끼면서 그 아래 365 계단을 오르내린다.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걷다 보면 왜 이 계단이 365개인지 궁금해지는데 1년 365일 건강하라는 의미로 건강365계단이라고 이름지었다한다. 아이디어가 좋군~! 하는데 갑자기 더 건강해지는 이 기분은 분명 이 계단 덕분이다 싶다. 미소가 절로 지어지니 행복하다.

전망대 근처에는 영화 ‘마파도’의 촬영지로 유명한 동백마을이 있다. 동백마을 외에도 길 아래 바닷가 쪽으로 답동마을이 있는데 마을로 내려가면 200년 역사를 지니고 있는 석구미 해수찜에서 손수 바닷물을 길어다 장작불로 바닷물을 끓여 해수찜을 한다. 더없이 행복한 것은 바다를 보면서 할 수 있으며 예약을 하면 해수찜을 즐길 수 있으며 가족단위나 친지들이 더 많이 찾는다고 한다.

이제 전망대를 뒤로 하고 바다를 끼고 가는 아름다운 목테크가 있는 해안도로를 걷는다. 이 여유가 더없는 낭만으로 다가오는데 목테크 사이사이로 바다와 하나인 듯 해송(海松)이 솔향기를 품어내며 큰 키로 지나는 이들을 반긴다. 침엽수인 이 해송은 사계절 내내 푸른색을 지닌 채 피톤치드를 품어내면서 바다와 주변을 향기롭게 한다. 눈이 내리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멀리 아름다운 풍광을 다 볼 수 없어 아쉽다 쉽겠지만 해송(海松)에서 나는 솔향은 젖은 순간 그 향기가 진하고 멀리가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날 산책은 지친 심신의 영혼까지 맑게 해준다.


금빛 바다 붉은 노을…감흥이 절로

여유로운 해안도로 17㎞를 걷다보면 하루일과를 마치고 귀가하는 어선들이 바다위에서 점점이 그림으로 다가오면서 하루가 저물어간다.

그렇게 금빛 바다에서 출렁이는 붉은 노을은 하늘에서 쏟아지는 오로라 같다. 그 모습이 너무나 황홀하여 손을 뻗으면 닿을 듯 가슴이 뛴다.

특히 영광 백수해안도로에서 보는 겨울 꽃같은 파라칸사스 열매의 붉은 빛을 겨울바다는 흠모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럴때면 순간 겨울추위도 시샘하는 듯 오후 3시 같은 내밀한 스파크가 인다. 이처럼 근사한 내밀함을 맛볼 수 있는 겨울바다가 주는 황홀함과 어선 뒤로 따라오는 노을빛이 감미로워서 이곳은 분명 명품 노을길이겠다 싶다.

저녁노을은 해가 질 때 서쪽 하늘에서 나타난다. 해가 지는 동안 장엄한 노을이 시시각각 변화하면서 하늘을 물들인다. 해 가 진 뒤에도 지평선 너머에서 산란된 빛이 계속 전달되기 때문에 아침노을에 비해서 오랫동안 지속된다.


■ 노을전시관
2009년 개관한 영광노을전시관은 우리나라에 처음 개관한 노을 전시관으로 세계 각국의 노을을 비교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사진 영상 등의 자료를 전시하고 있으며, 해질녘이 아니라도 레이저 영상으로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노을전시관의 최상층부에 LED조명은 노을색의 바타입 모양으로 설치함으로써 가시권을 은은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추어 주변경관을 더욱 운치있고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영광노을전시관은 외교통상부가 주최한 국제 외교디자인어워드상을, 영광군의 백수해안도로 노을전시관과 노을길이 의장상을 받았는데 이는 자연 친화적 공공디자인으로 대한민국의 국가브랜드이미지를 크게 향상시켰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 해수온천탕
바닷가 온천수가 펑펑 쏟아지는 해수온천탕 휴양관광단지가 조성돼 있어 하룻밤 묵을 수 있다.
영광해수온천은 일반 해수 온천탕이 아니라 호남 유일의 지하 600m 심층해수온천수 섭씨 27.1도 암반수인데 칼슘, 황산이온, 유리탄산, 등의 성분이 일반 해수탕보다 다량 함유되어 피부미용, 아토피, 신경통, 성인병예방에 탁월한 효험이 있다고 한다.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4천385㎡로 해수 온천탕과 해수풀장, 펜션, 방갈로,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특히 여탕에서는 서해안 낙조를 맨몸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한다.


■ 찾아가는길
호남고속도로와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할 수 있다.
호남고속도로는 정읍IC를 빠져나와 고창-영광 국도를 탄다. 서울서는 318㎞, 3시간 50분이다. 인천 등 수도권 서부에서는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내려와 영광 IC로 들어가면 된다. 인천에선 298㎞ 3시간40분 거리다.
전주-고창-영광 국도(93㎞)도 있고 광주-영광(48㎞) 길도 있다. 수도권에선 동서울·인천·성남·안산·안양 등으로 가는 고속버스가 있다.　
여수·순천·진주 등 호남고속도로 상행선으로 갈 경우, 대구 등에서 88고속도로를 이용해 가려면, 담양-고창 고속도로로 진입한 후, 영광으로 빠져나가면 된다.


/정연우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