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의 해, 누가 준비됐나 /주필·이사 nam48@kjdaily.com |
| 2014년 01월 02일(목)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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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년이 넘은 우리 지방자치는 만신창이, 상처투성이다. 광주·전남 광역시, 시·구·군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지방의회, 자치교육 할 것 없이 성한 곳이 없다. 방치하면 뿌리가 썩어 죽음에 이르는 중병에 걸렸다. 뇌물 비리, 부패 악순환, 인사권 남용. 감투싸움, 정쟁이 만연된 탓이다. 검은 돈을 먹고 쇠고랑 찬 민선 지방자치단체장은 수 없이 많다. ‘막장 민폐 지방의회’는 잇속 챙기기, 감투싸움, 파벌갈등, 정쟁에 여념이 없었다.
지자체장의 돈 선거부정과 뇌물비리는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비리 악순환을 끊을 수 없느냐는 점이다. 감사원이 지난해 자치단체 60곳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실시한 결과 190건의 위법 부당사례를 적발했다. 비리는 인사전횡에서부터 인허가, 계약과 회계 공사 등 업무 전반에 걸쳐 만연돼 있었다. 문제는 그동안 사정당국 수사와 감사원 감사에서 반복적으로 적발됐음에도 근절되기는커녕 줄어들지도 않고 있다는 점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자치단체의 비리가 악순환 되는 까닭은 한두 가지가 아닐 터이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지방의회가 제 구실을 못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장이나 자치단체의 비리를 감시 견제하는 순기능을 지방 의회가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이다.
흔히 지방의회는 ‘막장 의회’로 불린다. 지방자치 의회가 국회의 기성 정치판을 빰 치는 추태와 구태를 보이고 있다. 감투와 파벌싸움, 당리당략에 따른 의사결정, 집행부의 힘겨루기와 갈등 조장, 민생외면, 잇속 챙기기로 얼룩졌다.
올해 지방선거는 이런 악습과 이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특히 재정자립도 만년 꼴찌를 자랑하는 광주·전남은 가장 중요한 지자체장의 덕목으로 지역경제를 회생시킬 적임자를 뽑았으면 한다. 지역경제성장을 위해 기업을 유치하고, 외자유치를 촉진하는 활동은 이제 지자체장의 필수 임무가 됐다. 친기업 정책과 적극적인 비즈니스마인드는 어느덧 지자체장이 갖춰야 할 필수덕목이 됐다. 하지만 국내 지자체들의 비즈니스활동이 다음 선거를 위한 홍보성 치적이 아닌 실질적인 성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후보에게 아주 구체적인 대안을 물어야 한다.
외자유치 벤치마킹 대상도시로 거론되는 싱가포르, 홍콩, 상하이 등을 보면 공통적인 성공요인이 있다. 국가차원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지원과 지자체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이다. 중국의 IT전략도시인 다롄시는 구 단위 행정구역마다 투자촉진국을 두고 외자기업뿐만 아니라 국내기업 유치에도 치열한 경쟁을 유도한다. 매년 외자유치 목표액을 할당하고, 전년도 대비 외자유치액 실적과 유치기업의 브랜드파워를 평가해 행정구역과 해당 공무원들을 평가한다. 이들은 부가가치가 낮은 노동집약적 산업유치는 철저히 배제하고 하이테크기반의 기술집약적 산업과 대규모 고용효과를 창출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유치의 우선순위를 규정하고 있다. 일선 공무원들이 세일즈맨이 돼 세계 곳곳을 누빈다. 각 행정구역의 수장들이 직접 외자유치를 진두지휘하고 있으며, 공무원들은 여느 기업의 세일즈맨과 다르지 않게 다롄의 매력을 적극적으로 홍보한다. 그 결과 현재 국내굴지의 조선회사와 IT, 인터넷 회사가 대규모 투자로 다롄시에 진출해 있다.
지금 광주·전남 자치시대는 지자체 간의 경쟁을 넘어 세계도시들과의 경쟁에 직면해 있다. 이번 지방선거가 민생과 지역현안에 대한 진정성, 지역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확고한 비전과 글로벌비즈니스마인드를 갖춘 리더를 선택하는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란다.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다른 지역에 비해 우리가 너무 못살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주민 대표가 지역살림을 해왔는데 왜 여전히 못사는가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 지자체장이 지역을 마케팅하지 않고 지자체 경영을 엉망으로 한 결과 공무원 월급도 스스로 못줄 형편에 처한 지자체도 많다. 빚이 많아 파산 직전의 지자체를 끌어안고 있으면서도 ‘잠 못 이루며 동분서주’하는 지자체장 본 적 있는가?
지자체장이 다른 것 신경 안 쓰고 지역살리기에만 전념하도록 하려면 애초 선택부터 달라야 한다. 내 편이 아니어도 실력 있는 상대를, 나와 연고가 없어도 ‘사심없는 일꾼’을 냉정하게 선택해야 한다.
/주필·이사 nam48@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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