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의병 결사항전 지주 ‘호남학회’ 1907년 조직 애국계몽·주권수호운동 활발 /서정현 (사)한국학호남진흥원 기획실장

2014년 01월 13일(월) 00:00

호남학회는 을사늑약 후 일제가 통감부(초대통감 이토히로부미) 정치로 외교권 박탈 등 침략정책을 본격화하던 시기인 1907년에 조직돼 강제 해산하는 1910년 8월까지 애국계몽과 주권수호운동을 전개했다.

을사늑약에서 경술국치까지 암흑기에 호남의병이 결사항전한 바탕에는 대중적 주권수호운동이 정신적 기반을 형성한 것은 아닌지 학술적 규명이 필요해 보인다.

일본은 러일전쟁 승리 이후 한국과 체결한 을사늑약(1905년) 조관에 따라 1906년 1월31일자로 통감부를 두고 한국의 지방관청을 감독하는 12개 이사청(理事廳)과 11개 지청을 설치했으며, 일제 경찰도 전국에 배치하는 등 감독업무 수행 조직을 갖췄다.

통감부는 결국 한국정치에 간섭하고 감독하는 우월적 기구였다. 1907년 6월에는 헤이그 특사사건을 계기로 고종황제를 강제로 퇴위시키고 순종을 즉위시켰다.

한일신협약(韓日新協約) 체결로 차관정치(次官政治)를 시행함에 이어 군대를 강제 해산하고, 사법권 및 감옥사무를 빼앗았으며 다음해 경찰권마저 박탈해 버렸다.

이처럼 통감부에 의한 조국 병탄작업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에 호남학회는 서울에서 조직됐다.

고정주를 회장으로 박영철·김낙구·박남현·김봉선·박해창·김경중·이기 등 전라남·북도 출신 인사들이 주도해 호남지역의 교육 발달에 기초한 주권수호운동을 전개했다.

20세 이상의 전라남·북도 출신자를 자격으로 한 회원이 1910년경에는 565명에 이르렀다. 서울에 중앙회를 두고 지방에 지회를 설치했는데 전북도 29개소, 전남도 23개소 지회가 있었다.

호남학회는 교육구국운동·학보간행·계몽강연·토론회 등에 활동의 역점을 뒀다. 특히, 교육운동을 중시해 지역 사립학교의 진흥을 꾀했다. 법학강습소·측량학교에서 직접 인재를 양성하기도 했다. 강연회와 토론활동을 통해 민중의 계몽과 주권수호의식을 강조했다.

기관지인 ‘호남학보’는 1908년 6월 1호가 발행된 뒤 1909년 3월 9호까지 교육구국론·실력양성론·단결론·실업구국론·애국론·사회폐습개혁론 등을 주장하며 계몽사업을 벌였다. 1910년 8월 통감부의 압력으로 해산될 때까지 호남학회는 계몽운동에 공헌했다.

/서정현 (사)한국학호남진흥원 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