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누가 호남의 리더인가 /주필·이사 nam48@kjdaily.com |
| 2014년 01월 16일(목)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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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는 국회의원 선거와 달리 ‘지역살림’을 맡거나 감시자를 뽑는 선거다. 그러나 역대 어떤 지방선거도 잘못된 ‘살림 행정’에 대한 엄중한 평가와 심판이 없었다. 정말 저 시장·도지사·시의원·도의원·구의원 때문에 지역살림이 나아졌는지 엄중하게 따져묻지 않는 선거였다.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20년 이상 광주·전남 지자체를 장악한 민주당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이 좌지우지한 지난 세월 광주·전남 살림은 나아졌습니까? 지역민은 ‘아니다’고 고개 저을 것이다. 최근에 새누리당이 자치단체 파산제 도입을 검토한다고 발표한 후, 광주·전남 지자체는 몇 군데나 파산하는지 따져본 결과 참혹했다. 많은 지자체가 스스로 공무원 보수도 못줄 정도로 취약했다.
호남 지자체가 다른 지역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낮고 영남·충청권에 비해 낙후지역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지역 정치권은 지방불균형 정책, 예산의 불균형을 이유로 든다. 그러나 지지방자치제 실시 20여 년 동안 10년은 여당 10년은 야당 집권 하에 있었다. 불균형과 차별을 극복할 수 있는 10년의 여당 세월, 그때는 뭘 했나.
필자는 호남인이 갖고 있는 차별과 소외의 속병을 지역 정치인이 만들었다고 보고 있다. 이제까지 우리는 차별과 소외를 극복하기 위해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줬고 힘 있는 정치지도자를 갈망해 왔다. 그런데 현실은 달라질 조짐을 보이지 않았다. 정치는 보여도 광주·전남에 살고 있는 ‘사람’은 보지 않은 외눈박이 정치 때문이다. 중앙정치는 보여도 지역정치를 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역민을 따뜻하게 끌어안고 함께 울고 웃으며 차별과 소외의 속병을 어루만져주는 지역 정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차별과 소외가 외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안에도 있었다. 모두가 서울·부산·대구·인천·대전을 이야기할 때 광주·목포·여수·순천·나주를 주목하고 지역의 큰 그림을 그리는 정치인이 없었다.
지방자치 20년 동안 호남은 정말 ‘사람’을 잘못 뽑았던 것이다. 그 선거의 실패를 인정하고 우리의 선거방식을 되돌아봐야 할 때다. 그동안 우리가 뽑은 국회의원·지자체장·지방의원의 자질을 의심해봐야 하는 이유가 피폐해진 광주·전남 살림살이에 있다. 그들은 주어진 조건 내에서 정부에서 내려준 돈을 확보하는 일 외에 그 어떤 창조적인 지역살림도 연구하지 않았다. 한 술 더 떠서 지역민이 쥐어준 완장을 차고 정치 분열과 자기도취에 빠져 혈세를 낭비했다.
지역 정치인을 만나면 가장 실망스런 부분이 지역살림을 하겠다고 나온 사람이 자기 지역에 대한 ‘이해’가 없다는 점이다. 자기 지역의 가치, 역사, 달란트를 모른다. 그러니 차별과 소외의 속병을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어디서 찾아내겠는가.
호남정치인들은 다른 지역 학생들까지 호남을 ‘전라디언’이라고 조롱·폄훼하는 것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느껴야 한다. 민주당이 ‘분열’의 정치로 10%대 지지율을 기록하는 동안 가장 멍이 든 것은 호남사람이다. 국회의원에게만 줄 서고 주민을 외면하고 있는 지방정치 때문에 호남은 21세기에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못사는 지역으로 남아있다.
이제는 무능한 지방정치를 끝내야 한다. 언제는 정치가 우리에게 희망을 준 적이 있었나? 얘기하겠지만, 올해 지방선거를 계기로 지역사회는 다시 한번 ‘호남의 가치’에 대해 진지한 성찰을 해봐야 한다.
선거 때는 머슴을 자처하면서도 당선 후에는 지역을 버리고 정치인들이 반목하는 걸 지역민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자기 지역구가 전국에서 제일 못산다는데도 주류와 비주류로 나누어 패싸움하는 것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국회의원이 견제와 불신으로 뒤엉켜 싸울 때 그 사이에 끼어 놀고먹는 지방의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소위 정치를 한다면서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정치적 변방에 머물러버린 현 호남정치의 한계, 이런 변방에 붙어 개인적 야망만 부풀리고 있는 시장·군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천에만 목을 매지 지역민은 안중에 없는 지방의원들이 지역에 대해 어떤 비전을 내놓았습니까.
묻고 싶은 말이 많지만 올해 출마자 스스로 ‘나는 왜 정치를 하고자 하는가’ 자문해보길 바란다. 알다시피 호남의 정치의식은 대단히 높다. 이제는 지역의 권력체제를 개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광주·전남이 소외되지 않고 적어도 가지고 있는 몫이라도 협상을 통해 가져올 수 있는 지도자, 광주·전남의 새로운 미래를 설계할 줄 아는 능력 있는 선구자를 알아봐야 한다. 올해의 가장 중요한 화두다. /주필·이사 nam48@kjdaily.com
/주필·이사 nam48@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