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에 기름을 밤에 공급하는 이유는? 서울대생과 함께하는 아하! 재밌는 과학<3>주유소와 열팽창 /이장호(물리교육과 3학년)

2014년 01월 23일(목) 00:00

밤 늦은 시각에 유조차가 주유소에 기름을 넣는 광경을 본적이 있는가? 주유소에다 밤에 기름을 공급해주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먼저 이런 상황을 생각해본 적은 있는가? 이와 같은 광경은 우리 일상에서 종종 목격할 수 있다.



◇열을 받은 물질은 팽창한다

우리는 물체가 열을 받으면 팽창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일상적인 경험에서 학습했을 수도 있고, 학교에서 이론적으로만 그 내용을 학습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열팽창은 ‘온도가 상승함에 따라 물체가 팽창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는 선팽창과 부피팽창이 있다. 기차 선로 사이를 조금 떼어 놓는 것, 전기줄을 조금 느슨하게 해두는 것, 건물을 지을 때 철근과 시멘트 사이에 여유를 두는 것, 다리의 이음새 사이 등 열팽창은 우리 주위의 모든 물체에 대해 일어나는 현상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 되는 열팽창

처음에 의문을 가졌던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왜 유조차는 밤에 기름을 공급하러 올까? 이것이 어떤 장점이 있길래 그렇게 하는 것일까? 여기서 관련 지을 수 있는 개념이 ‘열팽창’인 것이다.

여기서는 기름의 열팽창이므로 부피팽창을 생각해야 한다. 조금 구체적으로 유조차 1대가 오면 얼마나 이득인지 계산을 해보도록 하자. 이를 구하기 위해서는 몇가지 기본적인 지식이 필요하다. 우선 열팽창으로 인한 부피면화(△V)는 처음부피, 열팽창계수 그리고 온도변화의 곱(Vα△T)과 같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사실에 근거해 각각의 값을 넣고 계산해보자.

처음 부피는 계산을 쉽게 하기 위해 1ℓ로 잡았다. 열팽창계수 표로부터 열팽창계수는 0.000950임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환절기의 온도차 15℃를 넣고 그 값을 계산해 보았다. 그 결과 가장 온도가 높을 때와 가장 온도가 낮을 때 가솔린의 부피 차이는 약 1.43% 정도였다. 이 차이를 금액으로 환산해보자.(현재 가솔린의 가격은 1천917원/ℓ, 일반적으로 유조차 1대에 들어가는 기름의 양은 2만4천ℓ). 유조차 1대에 대해 가솔린의 부피차이 약 1.43%를 고려하면 낮과 밤의 부피 차이는 약 342ℓ나 된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5만5천614 원이라는 결과가 나온다. 놀랍지 않은가? 우리는 종종 이렇게 우리가 무심코 스쳐지나갔던 상황에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매일매일 이 정도의 금액 차이를 남길 수는 없을 것이다. 온도 차이가 항상 큰 것도 아니고, 매일매일 적어도 하나의 변수가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히 늦은 저녁시간에 주유소에 가솔린을 공급해주는 것이 가솔린을 판매하는 업자 입장에서는 이득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일상에 존재하는 물리법칙

이처럼 물리법칙은 우리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곳에도 존재하고,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물리를 함에 있어서 흔히들 가장 중요한 것은 개념이라고 이야기한다. 항상 개념에 충실하면 작은 개념 하나에서부터 여러가지를 도출해낼 수 있다. ‘물리’라고 해서 복잡한 수식으로 이뤄져있거나 딱딱한 학문이 아니라, 하나를 알고 그것을 응용해 여러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는 것, 그런 것이 물리의 매력이 아닌가 싶다. /이장호(물리교육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