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유산 영구 보존 가능한 수장고부터 갖춰야 광주매일신문 집중제안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하자 |
| 2014년 01월 27일(월) 00:0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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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이 가시화됨에 따라 진흥원이 무슨 일을 해야 할 것인지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게 됐다. 지난 1월1일 조례의 공포로 광주광역시가 법인 이사회를 구성하고 재원을 출연하는 설립 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은 한국학·호남학을 진흥하는 허브기관으로서 자리매김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필요 시설과 정책방향에 기초한 운영체제를 갖추고, 지역과 전국의 유관 기관 및 관련 지역사회 민간과의 협력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관계기관이 적극적인 정책을 통해 기반을 조성하면서 민간 역시 적극으로 참여해야만 해낼 수 있는 일이 틀림없다.
1910년 이전의 기록문화 유산자료는 우리나라 전체에 300만점 정도가 남아있는데 이중 호남에는 약 50만점 정도가 잔존할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어디 기록유산 뿐이겠는가? 비지정 건축문화재와 민속유물자료 등 비기록 유형유산과 후계자가 없는 전통문화기예보유자 등 무형유산이 즐비하지만 시급한 보존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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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조사 전 수장시설 필요
우선 시급하게 수장시설부터 마련해야 한다.
호남에서의 한국학 진흥은 자료의 수집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호남지역 전체로 보면 누가, 어떤 자료를, 어디에, 어떻게 보관하고 있는지 기초조사를 진행한 시군은 손으로 꼽을만하다. 진흥원은 기초조사부터 진행해야 한다.
기초조사 과정에서 즉시 조치해야만 위험상태의 자료를 파악하고 신속히 대책을 강구할 수 있다. 이때 수장시설이 없다면 속수무책이 되기 때문에 기초조사 전에 수장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응급처치가 병원치료를 전제로 용인되듯이 유물자료 역시 영구보존 및 과학적 보존조치가 가능한 수장체계를 필요로 한다.
박물관 등 국가수장시설을 활용하는 네트워크를 가동할 수도 있지만, 기존 수장시설에는 1점당 0.02-0.1㎡로 과밀인데다 서책류 보존공간의 크기는 현저히 작은 실정이다.
따라서 진흥원의 수장시설은 서책류 보존공간 비중을 넓게 하고 목조류 등 유기질과 금속류, 도토류 등 무기질도 보존하도록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수장고, 장서각이 있어야 수탁·기탁·매입 등 수집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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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연구여건 뒤따라야
관련 분야 전문가의 연구여건을 갖추어야 한다. 수장시설을 갖추었다면 번역, 서지, 보존과학, 문학, 역사, 철학, 지리, 민속, 출판, 디지털 등 여러분야 전문가들이 밀접하게 결합해 연구할 연구시설이 있어야 한다.
자료수집 보관의 주요 목적은 보존에 있지만 자료의 내용을 국역하고 2차적인 학술 연구에 사용토록 하는 것이다. 연구시설에서 전문가들의 연구가 활성화된다면 국학진흥원의 ‘목판20만장 모으기운동’처럼 많은 개인소장자들이 스스로 수집에 동참할 것이다. 한국학자료를 온전히 수집·보존하기 위해서는 결국 디지털자료센터가 병존되어야 한다. 수장고에 실물보존을 계속하되 무형유산 등 불가피한 경우 디지털보존이 필요하며 이들 보존방법은 상호보완관계에 있다.
국역 등 연구 작업을 경과한 디지털자료는 타분야 연구에 제공하거나 각종 기획이나 창작에 문화원형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아카이브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아시아문화정보원의 아카이브와 연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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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적 네트워크 강화 노력을
한국학 전문가의 네트워크 및 양성 노력이 필요하다. 수집사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전문 연구인력의 규모로는 감당할 수 없게 된다. 각종 자료들을 해석하고, 그 가치를 현창하기 위해서는 국역 등 전문가의 수급문제에 봉착한다.
그간 호남의 한국학진흥사업이 소홀했기 때문에 호남지역에서는 그만큼 연구 인력도 적은 것이 현실이다. 호남의 각 대학과 연구팀들, 그리고 개인 연구자를 네트워크로 연계해 담당토록 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전문가 양성과정을 설치해 연구 인력 재생산에 힘써야 한다. 국학 관련학과 중 역사학만 보더라도 개설 대학은 7개 대학으로 영남 대비 30%에 불과하다.
더욱이 현대의 학문영역으로 보면 경계 구분이 곤란한 융·복합 성격의 연구가 많다. 종합적 체계화 특성을 가지는 한국학연구 전문가를 양성하는 별도의 기관이 바로 한국학호남진흥원이어야 한다. 이렇게 양성된 연구자들의 활동이 효과적인 자료현황 조사와 보존을 위한 정리 작업에 활용될 것이다.
◇학술교류, 시민 참여 필수
호남학 학술교류와 시민향유·공감에 힘써야 한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학술교류 활동의 터미널이 돼야 한다. 호남학과 호남의 한국학연구 결과물은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국학진흥원 등 국내 한국학진흥기관은 물론 해외 한국학연구센터들과 학술교류를 통해 가치를 학술적으로 규명해 공인하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한국학호남진흥원은 한국학연구의 결과물을 일반시민이 향유할 수 있도록 교육사업과 문화체험사업을 진행해야 한다.
한국인의 정신적 좌표는 고유한 민족정신의 계승으로부터 나온다고 학자들은 말한다. 후세에 물려줄 가장 빛나는 유산은 인본의 정신 유산이다. 폭력과 대응폭력이 난무하는 현대인들에게 선비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인성 회복을 교육하는 것은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한 대중화 사업이다.
전시관, 체험관, 교육연수관 등에서 한국학의 대중화 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야 위대한 유산의 창조적 계승을 위한 한국학 진흥의 완성이 될 것이다. 이상과 같은 사업을 진행한다면 한국학호남진흥원에 대한 지방 및 중앙의 국가적 지원은 이 시대에 가장 빛나는 정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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