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역 지자체 중심 민간 참여 시스템 구축 바람직 광주매일신문 집중제안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하자 |
| 2014년 02월 16일(일) 19: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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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 및 지원 조례가 제정·공포됨에 따라 광주광역시의 재단설립에 필요한 출연재원 및 이사회 구성 등 일련의 설립 추진 업무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현재까지의 진일보한 성과를 이루기 위해 힘써준 광주시의회 의원 여러분과 광주시 관계공무원에게 지면을 빌어 경의를 표한다.
민족 전통 정신 유산을 창조적으로 계승하는 훌륭한 일에 앞장서 일한 사람들이 존경받는 사회 분위기가 이들의 노고에 대한 보답이 될 것이다. 호남지역민의 숙원을 잘 이해하고 있는 국회의원들도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준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 노고를 뜻있는 시민들은 잊지 않을 것이다. 이제 진흥원 설립에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조직형태를 비롯한 구체적인 공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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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주의 시대의 방식은 안된다
호남권 국학진흥기관 설립에 관해 한국학중앙연구원은 지난해 말 호남분원 설립에 관한 타당성과 마스터플랜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한 바 있다. 호남지역 학자나 관심있는 지역인사들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추진된 사항이다. 호남지역에 전승돼 온 문화유산을 수집해 보존·연구하겠다는 국가기관의 행보 치고는 조직 내외부에 보안을 철저히 해 은밀하게 사업을 진행했었다고 판단된다.
이는 시작부터 민간 참여를 배제한 바, 권위주의시대의 사업진행 방식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자체적으로 조직 확대를 꾀한다는 점에 어떤 의견을 제시하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생각할 수도 있으나, 막대한 국민 혈세를 투입하려는 결정에 직면해서는 국민의 의견, 특히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국민의 의미 있는 견해를 반영하지 않고 묵살해서는 안 될 일이다. 호남분원 설립에 대한 검토의 시작부터 공론화해 지역민의 의견수렴 절차를 가져야 할 것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전승되는 기록문화유산자료 중 고전적의 31%, 고문서의 69%가 호남권에 남아있다고 한국전적종합조사목록은 밝히고 있다. 학자들이 추정하기로는 고문적·고전서 23만여점이 호남권에 존재하는데 80% 이상을 민간이 소장하고 있다. 수장고를 갖추고 문화유산 보존 사업을 진행하려면 민간의 협력과 공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혁신을 추구하는 정부조직의 일반행정 원리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민간-행정기관 간 협치가 필요조건인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30년간 한국학중앙연구원은 민간 소장 자료를 수집해 연구하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한중연 장서각에는 20개 문중의 자료 2만5천점이 소장돼 있다. 교육부 산하기관인 한중연이 유네스코등재 기록자료 연구와 한국학 관련 국제교류를 중심으로 260여명의 거대한 연구조직을 운영했기 때문에 민간 소장의 기록유산 연구 작업은 후순위에 밀렸던 것으로 감안해 보아야 한다.
다만 민간의 요구를 수렴하고 참여를 확대해 수집사업을 진행한 안동의 한국국학진흥원은 50여명의 조직으로 십수년 동안 38만점의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음을 비교하면 한중연 호남분원처럼 중앙 예속의 경직된 조직형태보다 지자체 중심의 민관협치 조직형태가 국학진흥기관으로 적합하다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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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50명 조직 구성
국회에서 논의된 바로는 현재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에 보존된 동의보감 조선왕조의궤 등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342종 528책을 영구보존 처리하는데 예산이 5억원이 부족해 논란이 됐는데 이를 디지털 보존하는 등 현대화하는 데 35년 걸린다고 한다.
한중연은 집현전 등 왕실 서고의 후계자로서 국가적 자료를 현창하는데 총력을 집중하고 예산도 증액해 존재 위상을 높이는 것이 마땅하고, 민간 소장 자료 수집을 비롯한 호남권 국학진흥의 역할은 지자체가 설립한 재단법인에게 맡겨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한 역할 분담이 되겠다. 이 같은 관계를 국학진흥원이 잘 보여주고 있다.
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에 관한 지역민심의 고조가 한중연 호남분원 검토를 불러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한중연이 그간 세계 각처에 한국 고유의 민족 정신을 반영한 한국학 자료와 연구기반을 위해 노력한 성과를 인정하고 한계 역시 파악했으면 한다.
고려 조선 등 농업중심 사회의 중심이 국가의 곡창 호남이었고 그 풍요를 반영한 학술·기예·민속 등 호남에 전승되는 전통문화유산을 그동안 저평가 했었다면 세계화에 즈음한 한국학 비전 설계에 있어서도 호남권 한국학진흥에 관한 지역 유관 기관과 민간 등에 공조관계 형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가 예산의 안정적 지원을 위해서 한중연 분원과 같은 중앙 예속적인 기관 설립에 동의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지자체와 지자체 설립 재단이 진행한다면 응당 국비 책정의 정당성을 가져야 한다.
최근 문화기본법이 제정되고 인문정신문화진흥법이 준비되고 있으며, 한국학진흥기관 지원에 관한 법 논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으로 볼 때 제대로 일할 조직형태를 갖추고 멸실 위기의 국학자료 수집 성과를 가진다면 예산도 따라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재단이 만들어지면 전문가들의 활동으로 예산 확보 기반을 충분히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가 설립한 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은 행정기관 예속없는 독자적인 기관으로 호남학·한국학 진흥사업을 진행할 수 있어야 민관협치의 사업작풍을 구현할 수 있다. 국학진흥원의 내부 현실을 보면 적은 인력으로 방대한 일을 진행하기 때문에 일복이 터졌다.
일하는 사람들끼리의 농담이지만 경상북도 관련업무 담당자를 사탄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도정에 필요한 연구사업들이 쏟아져 내려온다는 것이다. 기관 협조였기에 다행이지 독립성이 없는 상황이었다면 공황상태를 감당해야 했을 것이다.
◇타 기관과의 공조관계 형성 중요
호남권에는 광주·나주의 국립박물관, 국립무형유산원 등 국립기관과 각 지역 민속·역사박물관, 각 대학 부설 박물관·연구소 등 공공기관들이 존재한다.
각 시군구에는 문화원이 있으며, 향교·서원 등도 지역마다 존재한다. 한국학관련 지역마다 시민단체들도 상당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4개 광역지자체와 43개 시군 기초자치단체가 있으며 각기 의회의 감독을 받고 있다.
이들은 지금까지, 앞으로도 계속 한국학진흥의 부분을 담당해 나갈 것이다. 또한 국회, 정부기관을 비롯해 한중연이나 고전번역원, 국학진흥원 등 타 기관과의 공조관계 형성이 호남권 한국학진흥을 발전시킬 열쇠다. 이 각 기관 및 단체들과 학자·문중 등 관계있는 개인들이 호남지역 한국학진흥을 위해 어깨걸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도록 재단법인 한국학호남진흥원이 활동해야 한다.
문화유산 보존을 위해 시급히 자료조사·수집·보존에 나서기 위한 조직형태로서 민간-행정 협치 조직이 합당하다. 한국학 기관 및 민간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역할을 수행할 조직형태로서 독립적 재단이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광주시가 먼저 추진하게 되었으니 사업 과정에서 유념할 것은 광주에 3만점의 기록 자료가 있다면 전남에 2만7천점, 전북에 7만점, 제주에 10만점의 자료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공감하고, 광주시는 전남·전북·제주 지자체를 배려하고, 나머지 지자체는 적극적인 협력 노력을 경주해 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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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학호남진흥원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