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부터 배우는 인간 서울대생과 함께하는 아하! 재밌는 과학<6>박쥐 초음파 활용하기 장도형(물리교육과 3학년)

2014년 02월 19일(수) 19:27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인간은 대낮과 같이 길을 걸어갈 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박쥐는 가능하다. 박쥐는 빛이 하나도 없는 동굴에서도 부딪치지 않고 비행을 할 수 있다. 박쥐가 이렇게 어두운 곳에서도 보이는 것처럼 비행할 수 있는 것은 초음파 때문이다. 박쥐는 초음파를 발사하고, 그 반사파로 동굴의 지형을 탐색하고, 먹이의 위치를 탐지하기도 한다.

이러한 박쥐의 초음파는 인간의 귀에 들리지 않기 때문에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다고 착각을 한다. 하지만, 덴마크의 아네마리 셜리크 교수와 독일의 엘리자베스 칼코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파나마 바로콜로라도 섬에 사는 박쥐 11마리의 소리를 조사한 결과 매우 시끄러운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조사 결과 가장 시끄러운 박쥐는 불독박쥐로 137데시벨(㏈)에 달하는 시끄러운 소리를 낸다고 한다. 이 소리는 공항의 바로 옆에서 듣는 소리 정도로 시끄러운 것이다.

이렇게 시끄러운 소리이지만 인간은 들을 수 없다. 왜냐하면 인간이 들을 수 있는 가청주파수 영역은 16Hz-2만Hz이다. 이렇게 가청주파수의 영역을 넘어 인간이 청각을 이용해 들을 수 없는 음파를 초음파라고 한다. 하지만, 박쥐는 2만Hz 이상의 초음파를 이용하므로 아무리 시끄러운 소리를 내더라도 인간은 들을 수 없다. 여기에서 의문이 하나 든다. 주파수가 크다고 해서 소리의 크기가 큰 것일까? 답을 말하자면, 아니다. 소리는 파장인데, 소리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진폭이지 주파수가 아니다. 따라서 주파수와 소리의 크기는 관계가 없다.

이러한 초음파를 기술에 응용한 것들이 있는데, 일상생활에 많이 활용되는 자동차 후방감지기가 있다. 자동차의 후방감지기는 후진할 때 장애물과 거리가 가까우면 소리를 내서 알려주는 안전장치이다.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소리의 간격이 짧아지면서 어느 정도의 거리에 장애물이 있는지 알려준다. 후방탐지기의 원리는 초음파를 발생하여 돌아오는 반사파로 거리를 예측한다. 음파는 1초에 약 340m를 진행한다. 따라서 반사파가 돌아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이용해 떨어진 거리를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초음파는 사방으로 퍼지기보다는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는 지향성을 가지고 있어서 가능한 것이다.

인간은 자연에서 지혜를 얻는다. 이렇게 자연으로부터 얻는 지혜로 발전시킨 과학지식이나 기술들이 있다. 간단하게는 하늘을 나는 비행기도 새의 나는 모습에서 착안한 것이다. 또한, 일명 찍찍이라고 불리는 벨크로 역시 도꼬마리라고 불리는 산우엉가시에서 발견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뭇잎은 모방해 태양광 전지가 만들어지며, 하마의 땀을 이용해 자외선 차단제를 만들기도 한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자연의 모습에서 발견되는 기술은 많다. 아름다운, 정말 완벽한 자연을 느끼고 관찰하면서 과학적 원리를 생각하면 모든 사람이 과학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장도형(물리교육과 3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