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현역’ 그의 순수한 예술혼을 기리다 조선대 미술관서 김보현 교수 추모전 열려 오는 27일부터 초기작 등 다양한 작품 전시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2월 23일(일) 18:54

김보현 作 ‘테이프와 종이’

“더 늙기 전 100세 때 큰 전시 열고 싶다”는 노(老)화가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 7일 97세의 일기로 타계한 고(故) 김보현(사진·미국명 Po Kim)화백. 조선대학교 예술학과 창설 멤버이자 최초의 교수였던 김 화백의 추모전이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12일까지 조선대학교 미술관에서 열린다. 마지막 순간까지 순수한 작가로 남고 싶어 했던 고인의 예술세계와 발자취를 돌아보는 전시다.

김 화백은 1917년 경남 창녕 출생으로 동경 메이지법대와 태평양미술학교에서 수학했고, 해방 후 귀국해 조선대에서 1946-55년 까지 예술학과를 창립해 전임교수 및 예술학과장을 역임했다.

김보현

특히 해방 전후 좌우익의 이념 대립 속에서 고초를 겪었다. 1955-57년 까지 미국 일리노이대 교환교수를 위해 뉴욕에 정착,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지속해왔다.

이후 30여 년간 한국에서 ‘잊혀진 화가’였다가 1992년 한국의 헤나-켄트 화랑에서 미국 이주 이후 첫 개인전과 1995년 예술의 전당에서 원로작가 초대전을 통해 한국화단 전체에 알려졌다.

김 화백은 광주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2000년 조선대학교에 306점을 기증했고 2002년 그의 부인 실비아 올드 화백(1915-2011)도 78점을 기증했다. 현재까지 총 400여점의 소장품이 있다. 이에 2011년 9월 조선대학교 본관에 김보현·실비아 올드 미술관을 개관해 이후 기획 및 상설전시를 꾸준하게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김 화백이 남긴 초기 작품부터 후반기 작품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후학들에게 순수한 열정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보현 作 ‘꽃’

김 화백은 얼마 전부터 병환 때문에 고생을 하면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은 끊임이 없었다. 100세에도 전시를 하겠다는 의지로 타계 하루 전까지 작업해왔다. 특히 죽음을 앞둔 그 마지막 순간까지도 순수한 작가로서 남고 싶어 했다.

조선대 미술관 관계자는 “머나먼 이국에서 쓸쓸히 다하신 생에 존경을 다하며 남기신 예술의 혼은 젊은 작가들에게 귀감이 될 것 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보현 교수 추모전’ 개막식은 2월 27일 오후 3시이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조선대학교미술관 홈페이지(http://www.cumoa.org)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62-230-7832.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