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자체가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광주시민 100명이 함께 만드는 100% 리얼 퍼포먼스 ‘100% 도시’ 연작 연출가 슈테판 카에기 다양한 통계수치 기초 광주사회 축소판 구현 오는 4월 19일 문예회관 대극장서 무대 올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2월 25일(화) 19:24

24일 오후 7시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 ‘100% 광주 아티스트 토크’에서 리미니 프로토콜의 슈테판 카에기 공동대표가 광주시민들에게 100% 광주의 제작과정을 소개했다.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공연의 주제요? 글쎄요.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100명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이 공연의 주제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광주시민 100명이 주인공이 되는 사회 참여적 연극 ‘100% 광주’ 4월 공연을 앞두고 제작자 슈테판 카에기가 처음으로 광주를 찾았다. 그는 24일 오후 7시 광주 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아티스트 토크’에 참여해 광주시민들에게 100% 광주의 제작과정을 소개했다.


슈테판 카에기는 세계적 명성의 다큐멘터리 연극 창작그룹 ‘리미니 프로토콜(Rimini Protokoll)’의 공동대표이다. 리미니 프로토콜은 이른바 ‘리얼리티 트렌드’ 연극 운동의 창시자이자 선두주자로 알려져 있다. 2009년 국내에 소개된 ‘자본론’으로 한국연극평론가가 꼽은 올해의 베스트 연극상(2009)을 수상하는 등 대안연극계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아티스트 토크 이후 기자들과 만난 슈테판 카에기는 “자신의 작품은 세계를 이해하는 것, 평소에 접해볼 수 없는 세계를 접해보는 것을 주로 다루고 있다”며 100% 도시 연작은 “삶 자체도 일반적인 흥미로운 이야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슈테판 카에기

‘100% 광주’는 광주의 인구조사통계표를 기준으로 해 연령대와 성비, 출신지역 등 다양한 통계학적 수치를 바탕으로 선별된 100명의 시민들을 통해 무대 위에 광주사회의 축소판을 구현해낸다. 100명의 시민들은 저마다 지닌 자신만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들려준다. 시민들의 소소하지만 친숙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이웃들의 얼굴을 보게 된다.

그는 “통계는 과학이지만, 이 공연은 일종의 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며 “특히 사회의 단면을 보여주는 입체적인 형상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각각의 사람이 100%를 다 대변할 수는 없기에 공연을 통해 광주의 100%를 보여줄 순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미리 짜놓지 않은 질문들을 하면서 진실들을 느껴볼 수 있을 거라 생각 한다”고 말했다.

광주에 대한 인상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카오스(chaos·혼돈)”라고 답했다.

슈테판 카에기는 “사람들을 만나보니 다른 도시들에 비해 역사에 관심이 많은 것 같아 놀랐다”며 “특히 서울보다 혼란스러운 점이 느껴지는 도시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00% 도시 시리즈에 대해 “공연이 끝나고 난 후 흥미로운 점은 평소에는 전혀 만날 일이 없는 사람들이 무대 위 집단속에서 만나면서 친구의, 친구의, 친구로 연결되고 인연의 끈이 생기는 점이 상당히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길거리를 지나가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지만 평소에는 궁금증을 가지지 않게 된다. 이번 공연을 통해 한번쯤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라는 궁금증을 가져 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100% 광주’ 공연은 오는 4월 19일 토요일 오후7시, 20일 오후3시에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입장권은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이다. 문의 062-410-3633.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