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고속철 광주-목포간 2단계 노선 문제 지역여론 분열 국책사업 도움 안된다 地選앞두고 일부 지사 후보들 나주역 경유 이슈화 사전타당성 용역中 정부에 ‘신선 배제’ 빌미 우려 3월말 결과발표 연기 가능성…연내 착수도 미지수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4년 02월 25일(화) 20:11

전남 현안 중 하나인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목포) 노선 문제가 전남지사 선거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2년 만에 다시 불거진 ‘나주역 경유’를 둘러싼 여론 분열 양상이 국책사업 추진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특히 철도시설관리공단이 사전 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지역내 노선 갈등은 기존선 활용 쪽에 무게를 둬온 중앙정부 ‘입맛대로’ 정책 방향을 결정할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전남도와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주승용 국회의원(여수 을)은 지난 13일 빛가람도시에서 열린 ‘호남고속철도 개통과 지역발전 전략’ 세니마에서 “호남고속철도 2단계는 나주역을 반드시 경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남고속철 2단계 노선 방안

같은 날 새정치연합 이석형 예비후보도 보도자료를 통해 “전남발전의 백년대계, 지역발전 차원에서 호남고속철도는 나주를 경유해야 한다”며 “나주는 공동혁신도시 조성으로 인구유입 조건이 갖춰진 만큼 지역민의 교통 접근성 및 이용 편의성을 위해 경유가 절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 후보는 기존선을 활용하는 대신 무안국제공항은 지선으로 경유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처럼 전남지사 유력 후보 2명이 호남고속철 노선 문제, 특히 나주역 경유를 언급한 뒤 2012년 8월(정부 무안국제공항 경유 조건부 변경 고시) 이후 잠잠했던 논란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자칫 지역내 갈등 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 나주지역에서는 나주역 경유가 당연하다는 입장인 반면, 무안지역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철도시설관리공단이 호남고속철 2단계 4가지 노선 방안을 놓고 사전타당성 용역을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4가지 노선은 ▲고속선 신설(나주역 미경유, 무안공항 미경유, 연장 48.6㎞, 시속 242㎞, 사업비 2조3천200억원) ▲일부 고속선 신설(나주역 경유, 무안공항 미경유, 연장 50.9㎞, 시속 214㎞, 사업비 2조100억원) ▲고속선 신설(나주역 미경유, 무안공항 경유, 연장 64.9㎞, 시속 243㎞, 사업비 3조1천400억원 ▲기존선 활용(나주역 경유, 무안공항 직결, 연장 76.1㎞, 시속 188㎞, 9천700억원) 등이다.

그러나 기존선을 활용할 경우 사업비는 절반 이상 줄어들지만 기존 호남선 철도(시속 137㎞)보다 불과 51㎞ 높은 운행 속도로 ‘모양만 고속철’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지역내 파급효과가 급감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정부는 2012년 변경 고시 당시 ‘기존선 활용, 공항 활성화 때 무안공항 경유’ 등의 내용을 내놓은 바 있다. 다시 말해 정부 입장에서는 ‘돈이 덜 드는’ 기존선 활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타당성용역이 진행중인 시점에서 유력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는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이 때문에 전남도 안팎에서는 철도시설관리공단이 3월말로 예정돼 있는 사전타당성 용역 결과 발표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룰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최악의 상황은 정치적 이유로 용역 결과가 늦어지면 올해 호남고속철도 2단계 관련 예산 400억원이 배정돼 있음에도 연내 사업 착수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결국 지역내에서라도 지역 발전을 위한 최적의 방안에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