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속에 살아 숨쉬는 십이지 동물을 만나다 롯데갤러리, 내달 18일까지 ‘열두 동물 이야기’展 작가 10명 십이지 동물 현대적 재해석 눈길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

2014년 02월 26일(수) 19:05

임원행 作 ‘12지신-묘(卯)’

땅을 지키는 열두 신장을 의미하는 십이지신(十二支神). 십이지신은 전통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사의 길흉화복을 반영하며, 우리의 삶과 어우러져 왔다. 특히 전통문화에서 주로 탑의 기단부 장식 등에 쓰였던 십이지신상은 각각의 동물이 지닌 상징성으로 인해 민화의 소재로도 자주 등장했다. 그만큼 인간의 삶과 밀접한 화재(畵材)로 사랑 받아왔다. 십이지 동물은 시대를 초월해 현대 미술가들에게도 창작의 원천이 되고 있다. 롯데갤러리 광주점에서 ‘열두 동물 이야기’展이 열린다. 다음달 1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각각의 열두 해를 상징하는 십이지 동물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에는 고기현, 권지은, 김동유, 김우진, 손현욱, 안준영, 오숙진, 임성희, 임원행, 장세일 등 1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작가들은 저마다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바탕으로 열두 동물을 표현했다. 다양한 매체, 혹은 특유의 조형언어로 소통하는 작품과 함께 전통 회화의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도 눈에 띈다.

고기현 작가는 동심의 캐릭터인 미키(Mickey)의 형상을 차용해 현실과 이상의 괴리를 둘러싼 자기성찰과 함께 복잡한 일상에서 빚어질 법한 내면의 심리상태를 조형화한다. 권지은 작가는 불교 회화기법을 이용한 십이지신 병풍과 전통적 도상의 십이지신을 표현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김동유 작가는 호랑이의 상징적인 줄무늬 패턴과 나비(호랑나비)와의 대조를 통해서 부적에 나타나는 상형문자 패턴과의 유사성을 보여주고자 했다. 또한 이를 통해 인간의 샤머니즘적 사고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안준영 작가의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양의 이미지는 수면을 유도하기 위해 양을 세는 행위를 모티브로 하고 있다.

종이 위에 한 마리씩 섬세하게 묘사하는 방식을 바탕으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돼지라는 이미지를 빌어 자신의 사유와 감성을 표현한 임성희 작가는 돼지를 통해 유머러스하지만 재현된 이미지를 그대로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숨겨진 의미를 마치 암호처럼 해석해 이해하도록 이끈다.

롯데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는 오랜 세월 동안 인간 삶의 모습을 상징하고, 기복(祈福)의 태도를 투영해 온 열두 동물이 오늘날 작가들에게는 어떤 의미와 메시지로 읽혀지는지, 더불어 어떠한 창조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며 “작가적 상상력으로 인해 다채로운 모습으로 변화한 열두 동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색다른 흥취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문의 062-221-1808.

/오경은 기자 white@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