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족노조 오명 벗고 지역민 품다 기아차·광은·KT·금타 등 노조 사회공헌 시동 민주·한국 노총 편가르기 종식…지역발전 맞손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2014년 02월 27일(목) 19:51

광주은행·KT·기아차·금호타이어 등 광주지역 주요 대기업 4곳의 노조 대표자들이 27일 광주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역발전과 상생을 위해 공동 연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광주의 주요 대기업 노조들이 귀족노조라는 오명을 벗고 지역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고 ‘지역민 품으로’ 들어서기로 했다.

특히 한국 노동계의 양대 산맥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소속 노조들이 이념적 틀을 뛰어 넘고 함께 참여키로 해 두 노총의 편가르기도 종식시킨다는 의미를 더해 관심을 끌고 있다.

27일 광주지역 대기업인 KT(위원장 정광우)와 광주은행(위원장 강대옥), 기아자동차(지회장 이기곤), 금호타이어(위원장 허용대) 등 4곳 노조 대표자들은 광주시내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함께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이들 노조는 그동안 추진됐던 개별사업장 차원의 사회적 봉사활동 및 공헌을 한 차원 뛰어넘어 대표자 모임과 토론을 통해 ‘지역과 노동’이라는 건전한 의제로 구체적 활동을 펼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거대한 담론이나 이상이 아닌, 실천적 지역환원이라는 사회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삶의 질 향상’에 함께 기여하기로 결의했다. 또 해당기업들의 주요현안에 대한 논의와 지역상생을 위한 연구도 공동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 같은 연대적 움직임은 이미 3-4년 전부터 거론돼왔다. 이후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인 추진이 이뤄졌다. ‘노조’라 하면 파업이나 투쟁 정도로만 인식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이들 노조는 더 늦기 전에 ‘지역민을 위한 공헌 연대’를 꾀하기로 한 것이다.

이기곤 기아차노조 광주지회장은 “4곳 기업의 노조 대표자들이 지난해 말부터 모임을 열며 이번 연대를 준비했다”며 “갈수록 침체되고 있는 지역경제와 하남산단 등 지역 노동자들의 열악한 근로 및 삶의 질에 대해 대기업 노조의 역할과 공헌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우선 이들 노조는 시민의 눈높이에서 아이디어를 모색하기 위해 전문가를 초청해 4개 노조 상무집행위원 50여명을 대상으로 3차례 걸쳐 강연과 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차후에는 지역발전을 위한 교육과 토론회, 정책연구 등을 세분화해 확대키로 했다.

실제로 이날 오후 5시30분 기아차광주지회 대강당에서 박광서 전남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광주·전남지역 경제현황과 지역의 미래’를 주제로 첫 강의를 열었고 이후 3월 6일과 3월 18일 홍성우 전남대 교수와 이문호 워크인연구소장도 각각 초청해 ‘지역의 노동환경과 고용’, ‘독일에서의 노동 개입’ 등을 주제로 강연회를 열게 된다.

특히 이들 노조의 연대는 노조의 이념적 틀을 극복했다는 데에서 연대의 진정성을 내보이고 있다. 현재 KT와 광주은행 노조는 한국노총에, 기아차와 금호타이어 노조는 민주노총에 각각 소속돼 있는 가운데 이들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의 옷을 벗어버리고 개별적·고립적인 활동을 극복함으로써 지역의 현안과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기로 한 것이다.

더불어 이들은 현재 사업장별 현안 문제이자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광주은행 매각과 기아차 100만대 공장 건설,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등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강대옥 광주은행 노조위원장은 “지역민들 대부분은 ‘도대체 저 대기업들이 지역에 기여하는 게 뭐가 있나, 자기 일해서 자기 돈 버는거지’ 식의 따가운 시선으로 노조을 바라보고 있다”며 “이 같은 비판의 목소리에 노조 스스로 성찰해온 시간이 길기에 이제는 진정으로 지역에 봉사하고 지역발전에 힘을 보태는 노조가 될 것”이라며 이번 연대의 배경을 거듭 강조했다.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