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수도 광주, 이젠 콘텐츠다 이경수 |
| 2014년 03월 03일(월) 20:3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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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는 최근 규모는 작지만 의미가 큰 행사를 진행했다. 관심을 모은 행사는 사단법인 형태로 운영중인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지원포럼’이 개최한 총회였다. 이날 ‘지원포럼’은 ‘문화전당 주변 정비 및 활성화 방안’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1년 6월 문화부와 광주시, 시의원, 시민단체, 전문가 등 100여명이 참여해 출범한 ‘지원포럼’은 그동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제시해 왔다.
문화전당 운영, 문화도시환경, 예술진흥 및 문화산업·관광, 문화교류 인력양성 분과 등 4개 분야로 나뉜 포럼 참여자들은 수시로 모임을 갖고 현안은 물론 문화산업이 광주의 미래산업이 될 수 있도록 갖가지 아이디어를 모았다. 때로는 현장을 방문하고, 또 때로는 세미나도 진행하면서 문화수도 조성사업이 방향을 제대로 잡도록 노력해 왔다. 국가 최대의 문화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민들의 참여가 중요하기에 이처럼 민·관협의체가 만들어져 활동을 펼친 것이다.
이날 총회에 이목이 집중된 이유는 곧 모습을 드러낼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조화를 이룰 주변 지역의 개발방안이 발표됐기 때문이다. 지원포럼은 이 자리에서 문화전당 개관에 대비해 전당 주변 300m 이내 공·폐가를 공연연습실과 사설전시관으로 활용하는 등 주변의 관광자원화 방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 도심공동화가 현실화한 장동·동명동 일대의 빈집을 임대해 공연연습실·숙박시설·레지던스·미래공방 등 문화인큐베이터로 활용하고 사설전시관, 기증품전시관을 만들어 문화스테이션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전당주변 거리 특성을 살려 둘레길을 만들고 스토리텔링을 활용한 관광자원으로 개발할 것 등을 제안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사실은, 발표된 계획과 아이디어가 책상머리 용역을 통해 제시된 것이 아니라 지원포럼 분과위원들이 발품을 팔아 찾아냈다는 점이다. 실제 지원포럼 문화도시환경분과는 지난 2개월동안 이 일대 공·폐가와 공실 116곳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조사했다. 그런 다음 현지의 부동산 중계업자를 만나 임대할 수 있는 빈집을 대상으로 잠재적으로 활용 가능한 45곳을 추려냈다.
이를 대상으로 분과위원들의 진지한 토의를 거쳐 당장 운영에 들어갈 수 있는 10곳을 선정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확정했다. 이는 그동안 비싼 비용을 들여 대부분 용역이라는 절차를 거쳐 만들어진 수많은 개발계획과는 다른 결과물이다.
광주시는 이날 제시된 아이디어 가운데 당장 이달 안에 한 두 곳이라도 실행에 옮길 계획이다. 더 나아가 예술의 거리를 포함한 금남로4가 까지 공간적 범위를 확대해 이곳의 소형아파트나 낡은 건물·주택의 활용방안을 함께 찾기로 했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9년 전 전남도청의 이전 이후 마땅한 발전방안을 찾지 못하고 공동화가 지속된 이 일대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올 연말이면 광주의 미래를 견인할 아시아문화전당이 완공된다. 민주평화교류원·아시아문화정보원·아시아문화창조원·아시아예술극장·어린이문화원 등 각각 다른 역할과 기능을 할 전당 5개원이 모습을 드러낸다. 따라서 성격이 다른 이 곳을 방문·탐방객과 연구자들로 꽉 채울 각종 프로그램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정부·광주시와 문화예술계 전문가, 그리고 광주시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은다면 전당에 채워질 각종 콘텐츠는 명품으로 탄생할 것이다.
더불어 정말 중요한 현안은 전당 주변이 이와 어떻게 조화를 이룰 것인가 하는 점이다. 상큼하고 멋들어진 전당과 달리 그 주변이 지금과 같은 모습이라면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지원포럼에서 제시한 전당 주변 가꾸기는 참으로 의미있는 시사점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차질 없는 추진을 위해 다시 한번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세계적으로도 빠지지 않는 문화전당을 찾은 수많은 탐방객들이 주변의 작은 사설박물관·미술관·공예품 전시장 등을 한가로이 거닐며 문화의 향기를 흠뻑 즐길 것이다.
문화전당이 모습을 드러내는 시점에서 이제 광주시민들은 이곳과 조화를 이룰 콘텐츠에 보다 관심을 쏟아야 할 때다. 골목 귀퉁이에 소리 없이 핀 이름모를 작은 꽃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잘 가꿔진 정원의 꽃처럼 예쁜 모습을 간직하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