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출마 새변수 전남지사 선거 요동 지방선거 D-91 민주 박 前원내대표 다음주께 거취 최종 결정 “여론조사 지지도 1위 책임감 느껴” 출마 시사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4년 03월 04일(화) 20:47

민주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전남지사 선거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전남지사 선거판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 신당 창당 합의로 지사 선거 구도가 혼돈 속에 빠져든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출마를 결심하면 ‘새틀짜기’로 급전환될 가능성이 높아 기존 후보군과 지역정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4일 전남도청 기자실을 찾아 “(전남지사 선거와 관련된) 활동을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언론 여론조사에서 많게는 10%, 적게는 간발의 차이로 1위의 높은 지지를 받아 책임감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적당히 공천만 하면 당선되는 민주당과 호남, 광주·전남은 이제 아니다”며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중앙정부와 전남도정에 창조적인 일을 할 최고의 후보가 나오는 것이 도민에 대한 예우”라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전남지사로 마지막 나의 정치 열정을 불태우고 제가 갖고 있던 생각과 도민들이 저에게 보내주는 지지에 대해 이제는 말할 때가 됐다”며 “그것이 안철수 신당 쪽에서 우리와 같이 통합하는 분들이나 민주당 내에서 열심히 하는 분들에게도 도리”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지역에서 몇 분들을 만나보고 도민들의 이야기를 들어 본 뒤 다음주까지는 (전남지사 출마와 관련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 출마 의사를 굳힌 것 아니냐’는 질문에 박 전 대표는 “출마를 하겠다, 출마하지 않겠다를 발표하기 위해서 온 게 아니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해석은 결국 언론이나 도민의 자유의지 아니냐”고 출마설을 적극 부인하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안철수 신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 지지도를 앞서면 지사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통합신당 창당으로 명분이 사라진 것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박 전 대표는 “말을 바꾼 것이 아니고 상황이 바뀐 것”이라며 “새 정치가 경쟁 대상이었고 안철수 태풍은 극복의 대상이었는데 이제 한식구가 됐으니까 (전남지사 출마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과연 국회의원으로서 얼마나 비중 있는 정치를 했는가도 봐야 하고 지역구 의원으로서 자기 지역에 충실했는가도 평가해야 한다”며 “그런 것이 기준이 돼야 하며 먼저 (출마를) 선언하고 먼저 뛰어다니면 된다고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기존 지사 후보군에 대해 에둘러 대립각을 세웠다.

이 같은 박 전 대표의 행보에 대해 지역 정가에서는 공식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실상 중앙정치에 ‘올인’해온 박 전 대표가 이례적으로 전남도청을 찾은 것도 출마를 위한 명분 쌓기라는 해석이다.

이날 박 전 대표가 평소 즐겨 사용하는 ‘정치는 생물’이라는 표현을 수차례에 걸쳐 인용한 것도 출마를 염두에 둔 의도된 표현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민주당 김영록·이낙연·주승용 국회의원과 새정치연합 이석형 전 함평군수 등 기존 전남지사 후보군에서도 박 전 대표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지원 전 대표가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며 “기존 후보들이 선거 전략을 대폭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