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견기업으로 키워줄게”… 中企 ‘시큰둥’ 정부 ‘중견기업 지원 대책’ 추진 대상 물색 난항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
| 2014년 03월 16일(일) 19:32 |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발돋움하려는 움직임에 소극적인 현상인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이 팽배한 분위기다. 중견기업으로 성장하지 않고 중소기업으로 남아 지원정책의 수혜를 보려는 의도다.
16일 지역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후속조치로 중소기업 지원·대기업 규제 내용을 담은 현행 56개 법령을 전수조사한 뒤 ‘중견기업 관련 지원 대책’을 개별법에 추가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오는 7월 중견기업특별법 시행으로 중견기업 구간이 신설되는 만큼 다른 법에도 중견기업 관련 지원 내용을 반영키로 했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글로벌 전문기업 등으로 원활하게 성장하는 희망 사다리 구축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하는 게 특별법의 요지다.
중소기업청의 올해 중점 지원사업 중 하나도 ‘중견기업 성장 촉진과 재도전에 대한 지원’이다. 중견기업의 성장이 수출이나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기청이 발표한 지난 2012년 중견기업 현황을 보면 전국 중견기업 수는 2천505개로 고용은 전년에 비해 17.2% 늘었고, 수출도 같은 기간 16.6% 상승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중소기업 관련법을 개정하면서까지 중소기업 졸업 기준을 완화해 중소기업 비율을 줄이고 중견기업 범위를 늘리려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에 따라 중기청은 중견기업의 성장 걸림돌 제거와 단계별 지원방법을 구체화시켜 오는 2017년까지 300곳을 더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관련, 광주·전남지방중소기업청도 지역 실정에 맞는 관련 지원사업을 구상 중이다.
그러나 지역 업계 중에는 중견기업으로 도약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체 수가 적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광주·전남중기청이나 지역 중소기업 지원기관들도 중견기업 육성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대상자 물색’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계속된 불경기와 함께 최근 미국 양적완화 축소로 신흥국 금융 불안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 수출은 물론 내수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돼 기업이 규모를 확대하기에는 위험요소가 많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견기업이 되면 세액 공제와 감면, 정책자금, 인력 공급, 판로 확보 등 다방면에서 160여가지의 혜택을 받을 수 없고 오히려 30여개에 달하는 새로운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중견기업 도약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이번 중견기업특별법을 통해 중소기업 졸업 직후 중견기업을 하도급상 보호범위에 포함함으로써 지원이 끊기거나 규제가 늘어나는 것을 막겠다는 선언했지만, 중소기업들을 설득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업계 주장이다.
광주시 하남산단의 한 제조업체 대표는 “대기업 계열사가 아니면서 상시 근로자 수 300명 이상이거나 자본금이 80억원(제조업 기준) 이상인 중소기업도 3년이나 유예기간을 거쳐 중견기업으로 속하게 되는데, 지역에 그런 요건을 갖춘 기업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소규모 업체가 많은 지역 산업계에서 중견기업이라는 모험을 하려는 대상을 끌어 모으려면 입을 떡 벌리게 하는 획기적인 지원책이 제시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
진은주 기자 jinsera@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