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영 vs 주승용 ‘KTX 노선’ 난타전 朴지사 “지사 후보들 확정 노선 논쟁말아야” 자숙 요구 주승용 “道, 사실왜곡 홍보전 공기지연 책임 전가” 반박 地選 앞두고 소모적 공방만 치열…지역민 피로감 가중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4년 03월 17일(월) 20:40

KTX<2단계 광주-목포 구간>

일부 전남지사 후보들이 호남고속철도 2단계(광주-목포) 나주역 경유를 요구하면서 촉발된 노선 논란(본보 2월26일자 1면)이 박준영 전남지사와 주승용 국회의원(여수 을)간 ‘진실 공방’으로 치닫는 등 지역 내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한 민주당 주승용 의원은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토교통부는 KTX 2단계 노선을 검토 중인데 전남도가 (무안공항 경유) 확정이라고 사실 왜곡 홍보전을 펼치고 있는 것은 결국 5년 공기 지연의 책임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전남도의 입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주 의원은 “전남도 주장은 사실 관계를 차치하고도 선거가 정책 대결의 장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이를 매도하는 것으로 전남도의 오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전남도가 밝힌 입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 의원 측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의 공식 답변은 ‘광주 송정-목포 구간의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사전 타당성조사 용역에서 경제성 제고 등을 위한 여러 대안노선을 검토 중이며 용역결과를 토대로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최적 노선 등을 선정, 기획재정부와 사업추진 방안을 협의한다’는 것이다.

주 의원은 “전남도의 주장대로 확정 사안이라면 국토부가 예산을 써가며 타당성조사를 할 이유가 없다”며 “전남도는 국토부의 입장을 알고도 노선 확정 운운하며 여론을 호도하는 데 저의가 무엇인지 궁금하다”고 따져 물었다.

특히 주 의원은 전남도가 공사 지연의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당초 계획인 2017년 완공은 이미 2007년 전남도가 무안공항 경유 요구를 하면서부터 물건너갔다. 전남도가 국토부와 협의한 용역결과를 토대로 노선을 선정하고 올해부터 사업을 추진한다고 해도 2022년에나 완공이 가능하다”며 “결국 공사지연의 책임은 2006년 고시된 기본계획을 2012년 변경 고시하는 과정에서 노선 협의를 제대로 못하고 시간을 허비한 전남도로 귀결된다”고 밝혔다.

또한 주 의원은 “KTX 2단계 노선에 대한 혼선이나 지연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전남도에 있다”며 “전남도는 다양한 합리적 대안 논의가 지역민을 분열시키고 공사를 지연시키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하거나 사실관계를 왜곡하는 일을 자제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앞서 박준영 전남지사는 지난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정치권에서 이미 정리된 호남고속철도 노선과 다른 주장을 해 혼란이 야기되고 있다”며 “KTX 무안공항 노선은 정부와의 협상, 여야 국회의원 협력, 기본계획 변경고시, 올해 예산 반영(400억원) 등 확정된 노선으로 지사 후보들이 더 이상 논쟁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간접적으로 주 의원을 비판한 바 있다.

이처럼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국책사업을 놓고 현직 지사와 유력 지사 후보 중 한명인 현직 국회의원이 소모적 공방을 벌이면서 지역민의 피로감만 쌓이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무엇보다 전남지사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현안 문제에 대해 박 지사까지 ‘정치적’으로 대응하는 바람에 논란을 재확산시키고 있다는 지적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