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특수기관” 지역과 소통 ‘모르쇠’ ●혁신도시 첫 이전 ‘우정사업정보센터’ 1년 언론 취재요청에도 “불편하다” 빗장 걸어 ‘방문사전예약’ 개인정보 요구 지역민 불만 ‘지역과 상생’ 공공기관 지방이전 취지 무색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

2014년 03월 18일(화) 20:34

광주·전남혁신도시(빛가람도시) 첫 이전 공공기관인 우정사업정보센터가 입주 1년을 맞았다. 그러나 지방과의 소통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의 취지와 달리 정보통신(IT) 전문기관이라는 이유를 들어 지역을 되레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우정사업정보센터를 비롯해 혁신도시 이전기관 대부분이 정보통신, 에너지, 농생명, 문화예술콘텐츠 등 다소 전문성이 강한 편이어서 밖으로 문을 잠그고 ‘그들만의 기관’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함께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채용인원의 일정 비율을 지방대 출신에게 할당해야 하나 이마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지역내 시선이 곱지 않다.

우정사업정보센터는 지난해 3월(3일) 16개 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이전, 직원 816명이 본격 업무에 들어갔다. 미래창조과학부 우정사업본부 소속인 우정사업정보센터는 ‘따뜻한 우정서비스 든든한 정보기술’이라는 슬로건으로 방문 고객을 정중하게 맞이하며 전화문의는 신속하게 친절하게 응대하겠다는 서비스헌장을 제정, 실천을 다짐하고 있다.

하지만 우정사업 전반의 전산시스템 구축·운영 등으로 일반인이 쉽게 드나들 수 없는 전문·특수기관이라는 점을 들어 빗장을 걸어놓고 있다. 무엇보다 방문사전예약을 강제하고 있다. 홈페이지 상에는 신청자 란에 이름과 생년월일, 소속회사, 전화번호, 차량번호, 용무 등 6개 항목에 걸친 개인 정보를, 피면회자 정보에 부서와 직급, 담당자를 명시토록 했다.

우정사업정보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이전 무렵부터 기관 홍보가 충분히 됐던 만큼 이제는 더 이상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언론사의 취재 요청에 불편하다”면서 “센터장도 같은 생각이다”고 강조했다.

우정사업정보센터는 홈페이지에 노재민 센터장의 인사말과 함께 저서 및 논문까지 세세하게 프로필을 싣고 있다. 간단한 기관 소개 정도의 인사말만 올린 여타의 공공기관과 대조를 보여 권위주의적 행태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상생협력 란에는 사립대학을 제외한 국립대학과 업무 협약, 단편적인 주택 개·보수 사회공헌활동을 기념용 사진 위주로 채워 생색내기 의도가 엿보인다. 뿐만 아니라 가족과 함께 이주한 직원은 100명 정도이고, 광주에서 사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올해를 포함해 수년째 신규 채용도 이뤄지지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지역 상생과도 크게 멀어져 있다.

우정사업정보센터가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떠밀려 혁신도시에 끌려 온 듯한 태도 보다는 진실성을 가지고 지역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나주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전문 내지 특수기관이라는 고압적인 자세로 지역위에 군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곤란하다”며 “언론취재까지 원천 봉쇄해 버린 처사는 과거 군부독재 시대에나 있을 법한 몰상식의 극치”라고 꼬집었다.

한편, 기획재정부 등의 자료를 보면 이전 혁신도시에서 근무할 공공기관 인력이 정원의 18.6%에 머무르고 있으며, 신규 채용에서도 일부 기관의 비수도권 출신자 비율은 10%포인트 이상 하락하는 등 지역 출신을 60% 이상 의무선발해야 한다는 주장과도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 /김종민 기자 kim777@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