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돼야” 5·18국립묘지 찾은 최환 전 5·18특별수사본부장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처벌 진두지휘…“민주화 유산 잘 지켜야”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

2014년 03월 19일(수) 20:36

“민주화는 그리 쉽게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수많은 선열들의 피와 땀, 희생으로 맞바꾼 이 소중한 유산을 후손들은 잘 지켜야 합니다. 또 국가보훈처는 80년대 당시 민주화를 외치며 시민들 사이에 목놓아 불렸던 ‘임을 위한 행진곡’의 5월 행사 기념지정곡에 대한 부정적인 자세를 즉시 거둬야 합니다.”

지난 1980년 5월 광주를 총칼로 짓밟으며 무력으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벌을 주도한 장본인이 19일 광주시 북구 망월동 5·18민주국립묘지에 방문, 오월영령들을 참배했다.

이 사건을 진두지휘한 이는 최환(71·前 5·18특별수사본부장)변호사. 최환 변호사는 이날 오전 7시50분 용산역 KTX에 무거운 마음으로 몸을 실었다. 격동의 80년대 사건을 맡은 지 20여년만에 오월영령들이 잠들어 있는 5·18민주국립묘지에 처음으로 방문했기 때문이다.

최 변호사는 지난 1995년부터 1997년 1월까지 5·18특별수사본부장(당시 서울지검장)을 맡으면서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특별법, 12·12군사반란, 광주 무력진압 살상사건 등 3건의 기소사안을 진두지휘했다.

최 변호사는 당시 상황에 대해 “시신을 찾지 못한 유가족들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주기 위해 당시 검사, 수사관들을 광주에 급파해 포크레인 등을 동원해 샅샅이 뒤진 적이 있었다”며 “검사로 재직하는 중에 한국 현대사의 전무후무한 사건으로 기록되는 80년 5월 광주민주항쟁 사건을 맡은 것은 무한한 영광이었으며 개인적인 행운이자 막중한 사명감을 느끼기에 충분했다”고 회고했다.

최 변호사는 재판에 회부한 3건 중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추징 건을 바로 해결하지 못한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최 변호사는 “지난 1997년 당시에 전두환·노태우 두 대통령이 미납 추징금을 국가에 납부해야 하는데, 16년이 지난 작년에서야 내는 것을 보고 솔직히 화가 났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80년 5월이 34년이 흐른 지금, 최 변호사는 지난해 국가보훈처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월 행사 기념 지정곡에 대한 부정적인 자세에 대해 분개했다.

최 변호사는 “80년 광주민주항쟁이 30년하고도 4년이 흘렀다. 이제는 어느 정도 당시 피해를 입은 국민들에게 보상도 있었지만, 민중의 애환을 표현했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지난해 5월 행사때 국가보훈처에서 저지하는 것을 보고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며 “국가는 80년 5월을 기념행사로 지정한 만큼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정식 기념곡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변호사는 민주화의 중심에 서 있는 광주를 위해 자신이 도울 수 있는 건 최대한 돕겠다며 말을 맺었다.

/임채만 기자 icm@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