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향유-경제’ 행복한 삶 양대축 기부동참 등 시민 적극적 참여 중요 광주매일신문 집중제안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하자 <17>진흥기관 설립의 첫걸음은 역사·정신·철학…인문학적 자각 우선 상고사에서 근세사호남위상 제고 절실

2014년 03월 23일(일) 20:26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건데, 역사와 정신문화의 중요성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단적으로 일연선사가 1281년 찬술한 삼국유사 5권을 통해 배달민족으로 단군조상의 후손임을 의식하게 되기에 이른다. 학술진흥단체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일연선사가 삼국유사를 쓴 경북 군위군 소재의 인각사.

사람으로 태어나 일생을 사는 과정에서 최우선적 해결과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경제문제일 것이다. 이 경제문제는 생존과 직결되는 기본적인 인권보호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인간다운 삶을 보증하는 문화향유일 것이다.

경제에 치중해 거기에 매몰되면 삶의 요소가 모두 계량화돼 황량해지므로 정성적인 면이 소홀해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경제와 문화는 인생이란 여정의 두 축과도 같다. 바야흐로 우리 사회도 경제문제와 문화향유를 병행해 풍요롭고 행복한 삶의 질을 설계해야 할 때이다.



◇문화의 귀중함, 역사에서 배워야

이런 인식을 전제로 우리들은 결연히 문화진흥단체 설립을 주장하는 바이다. 박은식 선생은 한국통사(1915년)에서 ‘국사는 국혼(國魂)이다’고 역설했다. 지난 역사를 돌이켜 보건데, 역사와 정신문화의 중요성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서기 1145년(고려인종 23년) 김부식이 편견의 시각으로 ‘삼국사기’ 50권을 찬술한 후로부터 20여년이 지나 1168년 탐라 양수의 난을 시작으로 1257년 원주 안열의 난에 이르는 동안(1175년 서경의 박경승 난, 1176년 공주 망이의 난, 1179년 서경의 제2차 난, 1182년 전주 죽동의 난, 1193년 운문 김사미, 초전 효심의 난, 1198년 사동만적의 난, 1200년 경주 최대의 난, 진주민란, 1202년 경주 이좌의 난, 탐라·운문·울진 등의 민란, 1219년 의주한순·다지의 난 1226년 서경 조영원의 난, 1227년 남경 인걸의 난, 1232년 율원 이연년의 난, 서경 필현보·홍복원의 난) 민생은 도탄에 빠지고 국가기강은 해체상태에 이르러 몽고 침략을 자초하게 됐다.

이때(1281년) 일연선사가 삼국사기를 보유하는 삼국유사 5권을 찬술, 널리 보급됨에 따라 3국이 하나로 단결되는 계기가 조성되고 우리는 배달민족으로 단군조상의 후손임을 의식하게 됐다. 역사와 정신문화의 위력을 실증하고 절감하는 대목이다.

당면한 사항이 경제문제의 해결임은 두말할 여지가 없이 중요하나 문화, 정신, 역사, 철학 등 인문학적 과제 또한 중요함을 자각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사기를 집필한 김부식.

◇한국학호남진흥원의 설립목표

한국학호남진흥원의 설립 근간은 첫째, 상고사를 복원해 광복시키는 일이다. 고구려 유기, 백제서기 등 역사서가 망실되므로 인해 우리의 상고사가 신화·전설 등으로 희화화되고 있다. 이 아픔을 달래기 위해 인근 진나라 등 고서를 찾아 자료수집·연구·정리함으로써 반드시 상고사를 복원해야 한다.

둘째, 중세사를 정돈해 왜곡된 역사를 바로세우고 역사의 진실과 민족정기를 진작해 동방예의지국으로서의 위상과 정신을 내외에 천명, 우리 민족의 우수성이 유전인자에 있음을 입증해내는 일이다.

셋째, 근세사를 현창해 조상들의 업적을 구체적, 개별적으로 기리고 숭앙하는 사업을 전개해 21세기 사회윤리관 형성에 매진할 것이다.

이와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선결과제는 진흥단체의 설립을 위한 청사 마련이며, 필요한 인력을 조직해 우리가 필요로 하는 자료가 어디에 있는지 조사·수집·보관하고, 번역·연구하며, 편찬·홍보·교육하고, 콘텐츠화해 보존·활용하면 진흥원이 지향하는 1차적인 사업목표는 이뤄지는 셈이다.

이후 2차적 사업방향은 이러한 1차적 사업 성과물들을 가공하고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오늘날 우리사회가 지향하는 인권, 민주, 정의, 평화가 정착되도록 21세기 사회윤리의 비전을 수립,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다.

진흥원이 지향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안 사항을 순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제 아무리 좋은 밥이라도 먹어야 배부르다”는 속담과 같이 우선 청사 마련 경비를 시민들의 힘으로 충당해내는 일일 것이다.

◇기재부 지정기부금모금단체 선정

청사를 마련하는 방법은 새 청사를 건립할 것인지, 기존 건물을 구입·활용할 것인지 두 가지이다. 진흥원은 지역 사정을 감안할 때 기존건물 중 건평 200여평 규모의 건물을 구입·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타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그와 같은 건물을 구입하려면 우선 20억원 정도의 재원이 필요하며 이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 고장을 사랑하고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정의롭고 현명한 시민들께 협찬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다행히 진흥원은 지난해 12월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모금단체로 선정된 바 있다. 시민 여러분들이 십시일반의 정신으로 애향·애국심을 발휘해 의향의 전통을 이어준다면 금명간 청사를 마련하고 단체 운영과 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다.

본립이도생(本立而道生)이라는 말처럼 기본에 충실한 속에 길은 생기는 법이다. 그 기본을 충실히 하고 당면한 사회의 모든 갈등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한국학호남진흥원과 같은 문화진흥단체의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고 또 그 설립의 첫 단계인 청사 마련을 위한 재정 협찬을 부탁하는 바이다.

나무석
한국학호남진흥원
설립추진위 상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