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한국적인 것’ 발굴·보존을 ●세계문화유산의 보고 호남 서정현 한국학호남진흥원 기획실장

2014년 03월 23일(일) 20:26

한국은 인류가 보호할 문화유산·자연유산·기록유산·무형유산의 보물창고다. 노래, 무용, 음악이 삼위일체로 어우러지는 원시종합예술 강강술래.

최근 김장문화가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됐다. 한국은 인류가 보호할 문화유산·자연유산·기록유산·무형유산의 보물창고와 같다. 호남에는 고대에서 현대까지 인류가 보편적 가치를 인정한 유산, 앞으로 인정받을 유산들이 매우 많다.

아름다운 강산에서 미풍양속을 오래도록 유지해 온 민족적 자존감을 후대와 세계인에게 전하는 것은 국수주의가 아니라 홍익인간의 이념에 따라 선진 문화국가로 도약하는 세계사적인 진일보이다.

유네스코는 인류의 소중한 문화 및 자연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1972년 ‘세계 문화 및 자연유산 보호협약’을 채택하고 세계유산위원회의 인정에 따라 문화유산, 자연유산, 복합유산을 목록에 등재했다.

현재 151개국 911건이 등재됐는데 우리나라는 ‘종묘’ 등 10건의 유산을 등재했다. 또한 유네스코는 세계유산과는 별도로 ‘세계기록유산과 세계무형유산’에 관해 대표목록과 긴급보호목록 선정사업을 추진하고 2010년까지 세계기록유산 83개국 193건(공동 12건)을, 무형유산 84개국 213건(공동 13건)을 등재했다. 우리나라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 등 10건, 세계무형유산은 ‘판소리’ 등 13건을 등재했다.

등재유산의 수가 많은 이유는 한국의 문화유산에는 그 가치를 세계가 인정할만한 다양하고 독특한 정서와 문화가 숨쉬고 있기 때문이다. 기록유산은 인류의 집단적 기억이며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중요한 부분으로서 미래를 형성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보존과 재생의 가치가 있지만 소멸 위기에 있는 무형유산 중 인류공동의 창조적 재능을 포함하고 전통의 뿌리와 정체성을 가진 유산을 설정하고 있다.

세계유산 중에는 화순과 고창에 밀집 분포된 고인돌유적이 있다. 전국에 3만기나 되는 한국의 고인돌은 기원전 2-3천년 경 청동기시대 등 선사시대 연구자료로써 형식이 다양하고 밀집돼 형성과 발전과정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세계적 고인돌중심지가 되고 있다.

세계무형유산으로 등재된 판소리는 애절하고 거침없이 내지르는 뜨거운 노래가락으로 우리 민족의 가슴을 울려 온 고유의 음악장르다. 전라도에서 경기도까지 넓게 전승되고 있지만 전라도 동북지방의 소리를 ‘동편제’, 전라도 서남지방 소리를 ‘서편제’라 할 정도로 호남이 판소리의 본고장이다. 또 강강술래는 노래, 무용, 음악이 삼위일체로 어우러지는 원시종합예술로서, 민족의 명절에 여성들이 삶의 애환이 담긴 가사를 바꿔 부르며 농악에 맞취 역동적으로 춤을 추며 흥겹게 밤을 새우는 호남의 멋진 문화 예술이다.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1980년 광주를 중심으로 전개된 민주화운동 기록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의 활동, 책임자 처벌, 피해자 보상 등에 관한 문건, 사진, 영상 등의 자료다. 5·18은 동아시아의 냉전체제 해체와 민주화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친 세계사적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아직도 인류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는 세계유산이 될만한 훌륭한 문화유산들이 많기 때문에 한국학연구를 촉진하고 지역의 호남학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연구해야 한다./서정현 한국학호남진흥원 기획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