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정 평가 없는 道伯 선거전 ‘박준영 지사 10년’에 대한 분석·대안 제시 없어 지역별 공약 발표 치중 도정 난맥상은 ‘나몰라라’ 유권자들 “후보자 발전적 비판도 중요” 한목소리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

2014년 03월 25일(화) 20:35

광주·전남지역 6·4지방선거에서 최대 관심사 중 하나인 전남지사 선거전이 3선을 마치고 6월말 퇴임하는 박준영 지사 재임 10년간의 전남도정에 대한 분석이나 대안 제시 없이 싱겁게(?) 진행되면서 아쉬움을 주고 있다.

특히 전남지사 후보 각 진영이 22개 시·군별 공약 발표에만 치중하고 있는 반면, 그동안의 도정 난맥상에 대한 면밀한 점검 및 문제 지적은 ‘나몰라라’ 해 ‘이슈 파이팅’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지난 1월말-2월초 민주당 김영록·이낙연·주승용 국회의원과 새정치연합 이석형 전 함평군수 등 4명이 전남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각 후보 진영은 지난 2개월간 22개 시·군을 순회하며 각 지역에 맞는 정책과 현안 해결 등을 약속하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또한 ‘갯벌,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김영록), ‘버스 준공영제·100원 택시’(이낙연), ‘목포 거점 5개 철도노선 연결’(주승용), 층간 소음 문제 해결(이석형) 등 다양한 공약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박준영 전남지사의 10년 도정 수행에 대한 각 후보 진영의 분석 작업이나 진단, 문제 제기, 대안 제시 등은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전남도에 수천억원의 ‘빚더미’를 떠안긴 F1 코리아그랑프리를 비롯, 사업지구가 대폭 축소되고 10년 가까이 허송세월한 J프로젝트(서남해안관광레저도시), 표류하고 있는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 전시행정에 머문 외자유치 등 도정 난맥상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게 시민단체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또 사파리아일랜드로 대표되는 현실성 없는 섬 개발 계획,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행복마을, 감사원 감사에 적발된 신의-하의간 연도교 등 무리한 SOC 사업 추진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돼 왔다.

상황이 이런데도 주승용 의원이 지난 2월9일 ‘박준영 전남지사는 치적 홍보를 중단하고 민생을 보살펴야 한다. 실패한 도정을 호도할 때가 아니다’고 비판한 것이 전남지사 후보군에서 내놓은 ‘박 지사 도정’에 대한 사실상의 유일한 평가다.

선거 과정에서 지난 10년간의 도정 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6·4 지방선거 이후 후임 지사가 과거의 잘못된 행정을 반복하지 않도록 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각 후보자의 정책 공약 뿐만 아니라, 과거 도정에 대한 진단과 대안 제시 역시 유권자들이 선거에서 도백 적임자를 선택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새정치민주연합 공천=당선’ 공식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전남지사 선거가 후보자들의 소극적 대응으로 ‘발전적 비판’이 나오지 않는 바람에 유권자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그들만의 선거’로 전락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전남지역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전남지사에 출마한 후보들이 맹목적 비난은 지양해야 하겠지만 현 도정에 대해 발전적 비판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잘못된 도정이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박준영 지사는 지난해 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발표한 공약이행 평가 결과, 평가 대상 14개 시·도 중 14위로 꼴찌를 기록한 바 있다.

/김재정 기자 j2k@kj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