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역이 아니라 압수가 먼저다 노병하 |
| 2014년 03월 26일(수) 20:49 |
|
이른바 ‘황제 노역’이라고 불리는 ‘일당 5억 노역’ 때문인데 일반인의 1만 배에 해당하는 금액 탓인지 대부분의 미디어들은 그가 교도소에서 어떤 식으로 이 5억원씩을 차감하고 있는지 관심을 쏟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일부에서 그에게 이런 판결을 내린 판사와 선고유예를 구형한 검사가 지역 출신이라고 거론하고 허 전 회장의 법조 인연까지 찾아내며 흡사 광주지역의 검찰과 법원이 그를 감싸주기에 급급했던 모양새로 만들고 있다.
잘못된 것을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이 언론이다. 잘못이 있다면 당연히 질책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사건은 질책과 본질 사이에 거리가 존재한다.
‘5억 판결을 누가 내렸냐’와 ‘254억원의 벌금을 어떻게 받아낼 것인가’ 중 무엇이 우선 순위이고 중요한 것인가.
더욱이 허 전 회장은 과거 재판 과정에서 “벌금형이라면 벌금을 다 갚겠다”고 말했기에 법관이 노역 5억원을 선고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가 ‘돈 없다’고 노역을 살고 있으니 법원도 기가 차기는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정말 그는 돈이 없는 것일까?
미디어에 밝혀진 허 전 회장의 뉴질랜드 재산을 살펴보자.
허 전 회장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케이엔시(KNC)건설의 경우 대주건설의 아파트 브랜드인 ‘피오레 아파트’ 74가구를 분양 중이다. 케이엔시는 또 지난 13일 오클랜드시 마운트이든에 ‘피오레’라는 이름으로 아파트 94가구를 분양하려고 모델하우스를 열었다.
이 회사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한 켠에 지분 46%의 소유자는 ‘허재호’라고 적혀진 글을 찾을 수 있다. 또 뉴질랜드 정부의 비즈니스혁신고용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허 전 회장은 자신의 이름(Jae Ho HUH)이나 뉴질랜드 이름(Scott HUH)으로 케이엔시 등 현지 건설회사 7곳의 지분을 지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허 전 회장은 오클랜드의 한 카지노 VIP룸에서 게임을 즐기는 모습이 포착되는가 하면 새 요트를 구입한 뒤 요트를 운행할 선장을 뽑는 구인광고를 현지 신문에 내어 동포 사회의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 정도라면 누가 봐도 벌금 254억원 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언제까지 허 전 회장의 ‘눈 가리고 아웅’하는 행태를 봐야 하는가.
지금이라도 허 전 회장의 노역장 유치를 중단하고 벌금을 납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마침 다행히도 26일 광주지검이 허 전 회장을 소환해 조사했고 대검찰청은 노역을 중지 시킬예정이다. 벌금 강제 집행을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법조계에 따르면 노역 중단을 하게 되면 형집행정지에 해당하기 때문에, 벌금 환수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앞으로 검찰이 허 전 회장의 노역을 중단하고 그가 해외로 재산을 빼돌린 정황을 잡아낸다면 전 국민을 우롱한 대기업 전 회장님에게 ‘정의’가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게 된다.
그렇기에 일단 눈 앞의 ‘정의’를 찾고 그 다음 광주에서 기업과 법조계가 커넥션으로 엮여 서로 봐주기를 하고 있는지를 찾아내자. 그때 질책해도 늦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