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중견건설사 회장 큰 처남인데…” H사 회장 인척 “공사줄테니 돈 달라”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
| 2014년 03월 26일(수) 20:55 |
광주지방검찰청 형사 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26일 김모(47)씨 등 5명이 제기한 고소 사건을 현재 수사 중이며, 조만간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씨 등이 사법기관에 제출한 고소장에 따르면 H사 회장의 큰 처남 이모(61)씨가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김씨 등을 포함한 5명에게 “공사를 수주해 주겠다”며 20여회에 걸쳐 적게는 500만원에서 많게는 4천500만원까지 갈취했다고 명시돼 있다. 이들의 총 피해액은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들 이외에 다른 하도급업자 1명은 무려 15억을 이씨에게 건네줘 이번 검찰조사에서 참고인 자격으로 출두해 그간의 과정에 대해 모두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들은 “이씨가 3년여간 공사 수주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면서 이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수차례 업자들을 데리고 서울에 있는 H사 본사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또 “이씨는 H사가 시공 중인 해남 하구둑공사, 나주 승천보공사, 구성지구 진곡산단 선운지구, 김제 지평선산단, 장성댐공사, 인천 아라뱃길, 화순 홍수조절기, 화원-산포간도로공사, 혁신도시 전력거래소 현장 등을 방문해 현장소장을 소개 시켜주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외주업체 관리부서인 본사 외주팀의 간부들과의 만남도 주선해 업자들의 신뢰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도급업자 김씨는 “회장 큰 처남인데다 본사 간부와 현장까지 같이 가서 소장을 만나게 해주는데 누가 안 믿겠냐”면서 “결국 참다못해 지난해 해당 건설사 감사팀장에게 그간의 사실을 적은 탄원서를 보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김씨 등은 탄원서를 낸 지난해 8월 이씨에 대해 고소장을 북부 경찰서에 제출했으나 이씨가 ‘편파수사’ 등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해 11월 남부서로 옮겨졌고, 지난 1월 광주지방검찰청에 넘어가 현재 대질심문까지 마친 상태다.
이씨는 검찰 대질심문에서 돈을 받은 것은 인정했으며 “자신은 공사를 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H사 관계자는 “일단 이씨가 회장의 큰 처남인 것은 맞지만 우리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면서 “회사에 소속된 적도 없고 이 일에 대해 회사가 개입한 적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해당사실을 알고 있냐는 질문에는 “(이씨에 대해) 그런저런 안 좋은 일들이 있었다는 소문이 있어 지난 2011년에서 2012년 사이 공사현장에 출입하지 말라고 알렸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씨는 2012년과 지난해에도 여전히 공사 현장에 업자들을 데리고 수시로 출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H사면 우리로서는 올려다보기도 벅찬 대기업 아닙니까. 그런데 거기 큰 처남 쯤 되는 사람이 근근이 먹고사는 업자들을 등치고 있는데도 해당 회사에서는 아무런 조치도 안한 것이 말이 되냐”며 “이렇게 나쁜 사람은 법의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
노병하 기자 icepoem@kjdaily.com